해외교회 이야기 ㉓ - 말레이시아 늘푸른 진관교회

하나님의 나라는 예기치 못한 일들 속에서 확장되어갑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집사 빌립에게 강하게 임한 성령으로 인하여 고국으로 돌아가던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 복음을 전한 사건, 소아시아로 가려는 바울에게 성령께서 마게도냐 청년을 등장시켜 그의 선교 방향을 유럽으로 향하게 했던 사건 등등 우리의 삶 속에 개입하시는 성령으로 인하여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그 일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가는 것을ᅟᅢᆻ 보게 됩니다. 진관의 제22교회인 늘푸른 진관교회는 바로 이런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주님의 나라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 세워진 은혜의 이야기입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 진관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던 김정호 목사는 성령이 주시는 감동 앞에 기도하다가 말레이시아 땅에 가서 한인 사역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비전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다가 말레이시아의 신흥도시인 몽키아라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목회하면서 많은 열매가 맺혀졌고, 얼마 뒤 제가 그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면서 부흥과 성장하는 교회의 뜨거움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한창 부흥하던 그 교회에 유입된 교인들 간에 갈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교단과 신앙 배경을 가진 교인들은 교회 안에서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게 되었고 결국 다름은 다름이 아니라 틀림이라고 주장하며 서로 패당을 짓기까지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정호 목사의 수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교인들은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큰 낙심 중에 있던 김 목사는 기도하던 중에 몽키아라에서 4-5시간 떨어진 싱가포르와 국경지대에 위치한 조호바루 지역으로 가서 교회를 재개척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이전에 필요한 재정적 여건이 충분치 않아서 한국으로 급하게 들어와 저를 찾아왔습니다. 김 목사의 딱한 사정을 놓고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에, 저는 그 당시 해외진관교회 건축을 준비하고 있었던 이광운 장로님을 불러서 김정호 목사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한인교회 사역에 힘을 보태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 장로님 가정은 아프리카 지역에 교회를 세울 계획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었기에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결국 빈손으로 김 목사를 말레이시아로 돌려보내면서 성령의 역사하심을 믿자고 격려하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김 목사가 떠난 다음 날 이광운 장로님과 홍현숙 권사님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하루 동안 기도하던 중 성령께서 조호바루에 교회를 세우라는 마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저는 즉시 김 목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빈손으로 돌아가던 김 목사는 환승을 위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한숨 쉬며 앉아있었는데 복음과도 같은 소식을 들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렇게 세워진 늘푸른 진관교회는 조호바루 지역의 한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어나르는 복음의 다리(Bridge)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후 김 목사는 UMC 버지니아 연회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교회를 그냥 두지 않으셨습니다. 마침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던 곽위근 선교사가 추방되어 늘푸른 진관교회에서 협력 사역을 하고 있었는데 김 목사는 자신의 후임으로 곽위근 선교사를 추천하였습니다. 하지만 늘푸른 진관교회는 은평동지방에 소속된 지역교회였기에 곽위근 선교사가 담임자가 되려면 선교사직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기도하던 중에 저는 근 30년 가까이 선교사로 살아온 곽위근 선교사의 선교사 직분을 유지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광운 장로님 가정과 상의해서 늘푸른 진관교회를 초교파교회로 바꾸고 곽위근 선교사를 그 교회에 선교사로 파송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현재 곽위근 선교사님 가정은 늘푸른 진관교회에서의 한인교회 사역과 그 지역의 중국인 사역과 신학교 사역을 하는 등 사역의 지평을 크게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아프리카가 아닌 말레이시아 땅에 늘푸른 진관교회를 봉헌하신 이광운 장로님과 홍현숙 권사님은 늘 주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시는 분들이시며, 특히 전도와 선교에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입니다. 저는 이 장로님 가정이 뿌린 씨앗은 또 다른 곳에서, 예기치 못한 곳에서 또 다른 역사를 일궈나가는 밀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언제나 가장 좋은 것으로 역사하시는 성령을 신뢰하며 찬양합니다.

“선교와 전도는 하나님의 소원이며 위대한 명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