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통성기도'는 성경적인가?

전 세계적으로 ‘통성기도’는 한국 개신교에서만 사용되는 기도의 한 방식으로 크게 목소리를 내어 기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영어권에서는 이와 같은 통성기도를 ‘한국식 기도(Korean prayer)’라 칭하기도 한다. 원래 보수적인 한국 개신교의 기도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조용한 가운데 행하거나, 또 목사나 장로들도 엄숙한 가운데 분위기를 주도하며 기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요란하게 통성기도를 해 온 오순절 계통의 순복음교회들이 크게 부흥하는 것을 목격한 여러 교파 교회들이, 이를 벤치마킹하면서 통성기도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 교회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부짖는듯한 소리로 통성기도를 하는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 개신교 최초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통성기도는, 1907년 길선주 목사의 평양 대부흥운동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의 상황을 한국교회사를 통해 살펴보면 “그때의 통성기도의 울부짖는 소리가 마치 초상집의 곡성과 같았다”고 한다. 그럼 여기서는 이러한 통성기도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 한국 개신교에서 ‘통성기도’를 성경적으로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성경 구절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다 음 -

1) 예레미야 33장 3절

3절 :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 본문은,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개인적으로 간구하면 크고 은밀한 일을 보여주실 것이라는 말씀이다. 여기서 크고 은밀한 일은 ‘바벨론 군대에 의한 유다의 멸망과 장차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 땅에서 귀환할 것’이라는 일이다.

2) 시편 34편 6절

6절 : 이 곤고한 자가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그의 모든 환난에서 구원하셨도다

- 본문의 시편은,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나서 지은 시다. 당시 다윗은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모든 환난에서 구원을 받기 원했다.

3) 마태복음 9장 27절

27절 :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가실새 두 맹인이 따라오며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더니

- 본문은, 두 맹인이 눈을 뜨기 위해 예수님께 소리 지르며 간구하는 모습이다.

4) 사도행전 7장 59절

59절 : 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 본문은, 스데반이 모세의 율법을 거스린 죄로 기소당하여, 유대 공회의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순교를 당하면서 부르짖으며 기도하면서 죽었다.

위에서 언급한 본문들은, 공적인 집회나 모임 등에서 단체로 행하는 기도나 간구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다, 각자가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아뢰는 기도와 간구에 관한 것이다. 이 본문들을 오늘날 한국 개신교에서 공적으로 행하는 통성기도 집회에 관한 성경적 근거 구절로 합리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신자들은 누구나 개인적으로 본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통성기도나 간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의 공적인 집회나 단체모임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부르짖거나 울부짖으며 기도나 간구를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에 이러한 사례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이다.

기도란 영적으로 거듭난 성도와 전능하신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 혹은 대화를 말한다. 또 기도는, 성도가 예수님 이름으로 소원하는 바를 성부 하나님께 고하며 감사하는 신앙 행위이다. 따라서 전능하신 성부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성도 개개인의 기도를 들어 주신다. 또한 성경은 교회의 기도집회에서 남자들이 공적인 기도에 참여하라고 말씀하신다. 즉, 디모데전서 2장에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딤전 2:8)”고 쓰여 있다. 이처럼 교회의 공적인 집회, 즉 기도집회 시에 남자들이 기도에 육성으로 동참하라는 말씀이다.

이처럼 사도 바울은 기도집회 시에 남자들이 기도에 참여하기를 원했으며, 사도행전에서도 성도들이 집단적으로 기도집회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도행전 2장 42절(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과 4장 31절(빌기를 다하매)과 12장 5절(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빌더라)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이 성경에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 기도집회를 가졌고, 이때 성도들이 기도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신자의 제사장 직무, 즉 만인제사장의 권리 가운데 하나는 모든 신자가 제사장으로서 하나님께 직접 기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국내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기도집회’와 관련하여 성경의 모본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는데, 그 실례를 살펴보자.

먼저, 국내 개신교회는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성도가 함께 모여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성도 개개인이 제사장으로서 한 명 한 명씩 순차적으로, 교회의 필요를 하나님께 고하는 기도집회가 전무한 실정이다. 다음으로, 성도들 개개인이 동등한 만인제사장 직무로서 한 사람 한 사람씩 기도에 동참하는 것은, 오늘날 비성경적인 성직자인 목사제도와 배치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의 헌법에 “목사는 성직자로서 예배를 인도하며 성례를 거행하는 일인제사장”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일반 교인들은 개개인이 공적인 기도집회에서 육성으로 기도에 동참할 수 없고, 교단의 규율과 관습과 전통에 따라 집단적으로 행하는 주기도문 또는 사도신경 등을 암송만 할 수밖에 없다. 또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식 통성기도를 교회의 공식기도집회인양, 시키는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비성경적인 집회는 하루속히 철폐하고, 성경에 나오는 모본을 따라 기도집회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 개신교의 통성기도의 유래에 대해 또다른 견해를 가진 학자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 교회의 통성기도는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 때 길선주 목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길선주는 개신교 목사가 되기 전에, 도교와 불교 등 여러 종교를 접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가 창안한 통성기도는 이런 종교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당시 평양 장대현 교회에 있었던 통성기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미국 감리교 존스(G.H. Jones) 선교사의 현장 보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주일 아침 집회를 인도하던 선교사가 회중에게 합심기도를 하자고 권하였다. 그 순간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직접 역사하셔서 1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내서 기도하기 시작하였는데, 점점 그 소리가 높아져 예배당 안을 가득 채웠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전혀 혼란 없이 마치 대규모 연주자들이 악보를 보고 연주하듯, 그들의 기도 소리가 서로 하나가 되었다는 점이다. 천 명에 이르는 군중들이 모두 하나님을 향해 얼굴을 들고 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서 기도하는 장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선교사의 ‘합심기도’ 요청에, 한국인들은 ‘통성기도’로 응답했다. 1천 명이 한꺼번에 소리를 내어 기도하였음에도 혼란이나 무질서가 아닌, 거대한 관현악단의 연주처럼 완벽한 조화와 응집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개개인의 서로 다른 기도가 관현악단의 서로 다른 악기처럼 조화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는 좋은 연주를 들을 때처럼 통성기도를 들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던 것이다.​

한편, 캐나다 선교사 스코트는 한국 교회의 통성기도는 당시(1907년) 시대 상황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일제의 침략과 국권 상실,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파탄이라는 극한적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집단적 ‘탄원’ 형태의 기도가 나왔다는 이야기다. 일리가 있다. 통성기도는 고통과 상실, 아픔과 슬픔을 지닌 자들에게 적합한 기도다. 말하자면 한(恨)이 많을수록 통성기도를 잘 한다. 그래서 통성기도를 ‘통(痛)성기도’라고도 한다. 한많은 우리 민족에게 썩 잘 어울리는 기도다. 한국 교인들은 통성기도를 하며 한도 풀고 은혜도 받았다.

이처럼 “통성기도는 초기 부흥운동 기간 중에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한국 교회의 토착 신앙 양태이다”라고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라는 책에서 밝혔다.

- 다음 사례들은 한국식 통성기도와 관련하여 잘못 해석하고 적용한 내용들에 대한 비평의 글이다.

사례 1) 제목 : 한국식 통성기도 (장로교 이광호 목사의 글)​

무분별한 자의적 ‘통성기도’는 신학적인 분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 보편화되어 있는 통성기도는 아무런 문제시 되지 않고 있다. 통성기도는 과거 기독교 역사 가운데 없었으며, 건전한 교회들에 존재하지 않는 양상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합심해서 기도한 것은 한국식 통성기도와는 다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향한 기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씀에 기초한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에서 교훈하는 바에 따라 올바른 기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 ​

한국 교회에 일반화되어 있는 ‘통성기도’는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나님은 굳이 큰소리로 외치지 않아도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분이다. 아무런 소리 없이 마음으로 기도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격적인 모든 기도를 정확하게 알아들으신다. 굳이 큰소리를 쳐야만 자기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믿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올바른 믿음이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는 큰 소리로 통성기도를 하는 것이 신앙을 나타내는 표현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는 자들이 많이 있다.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외쳐대는 것을 진정한 기도라 말할 수 없다. 신앙이 어린 교인들이나 잘못된 신앙을 가진 자들은 하나님을 향한 인격적인 조용한 기도에 만족하지 못한다. 너무 밋밋한 기도는 가슴에 가득 찬 것들을 시원하게 쏟아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략)

사례 2) 제목 : 통성 기도는 부흥의 비결인가?

어느 교회성장학자가 성장하는 교회의 공통적인 요인을 조사하였는데, 그것은 통성기도하는 교회였다. 즉 성장하는 모든 교회는 통성으로 기도하는 교회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결론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통성기도 그 자체에 무슨 매력이 있는 것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르짖으면서도 간절하지 않는 기도는 얼마든지 있고, 간절하면서도 소리 내지 않는 기도가 때로는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외면의 모습이 아니라 기도 자체를 움직이고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간절함에 비례하는 것이다.

간절한 모든 기도가 하늘의 능력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의 능력을 이 땅에 불러내는 모든 기도가 간절하지 않은 기도는 없다. 다시 말하면 기도에 응답하시고 능력을 보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은 간절한 기도를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습관처럼 되어있는 “주여!”를 세 번 부르짖는 모습이나, 마음이 실리지 않은 통성기도의 습관화 같은 것은 교회로 하여금 영적인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자칫하면 기도에 있어서 외식에 흐르게 하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간절히 기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혼의 시선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는 가슴에서 첫 번째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 모으는 것이다. 하나님께 시선을 모으고 마음을 집중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간절한 기도의 영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땀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신 주님은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셨다. 잡히시던 날 밤에 하나님께 드렸던 예수님의 기도는 힘을 다 한 기도였다. 그렇게 간절히 올리신 예수님의 기도는 육체의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기도였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아버지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시고 기도하셨다. (중략)

상술한 바와 같이, 장로교 이광호 목사는 한국식 통성기도에 대해 “무분별한 자의적 통성기도는 분명한 신학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성기도는 한국 교회에 보편화되고 만연화되어 고착화되어 왔다. 이러한 기도는 과거 기독교 역사 가운데 없었으며, 건전하고 건강한 교회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앞서와 같이 초대교회 성도들이 합심해서 기도한 것은 한국식 통성기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큰 소리로 통성기도를 하는 것이 자신들의 뜨거운 신앙을 나타내는 표현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는 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외쳐대는 것을 진정한 기도라 말할 수는 없다. 물론 개인적으로 혼자서 하나님을 마주하여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의 집단적 통성기도는 성경에서 그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성경적이라 할 수 없다. 더욱이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귀가 찢어지도록 소리를 지르며 기도하는 것은, 이교도들의 종교 의식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한국식 통성기도는 주변 교인들은 물론이고 이웃에게도 심각한 폐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하루속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의 구원 진리와 교회 진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