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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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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5월 28일 (토) 00:29:10
최종편집 : 2022년 05월 28일 (토) 00:29:18 [조회수 : 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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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중에 교회 장례가 있었습니다. 장례예식 순서지에는 고인을 소개하는 란이 있는데 거기에는 고인의 고향과 생년월일, 가족관계 그리고 한 줄의 내용이 더 적혀 있었습니다. 

“찬송가 338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좋아하셨음” 

거창한 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지는 않았지만, 저에게는 그 한 줄의 진술이 참으로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내 인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어떤 일을 이루었느냐보다 무엇을 향하여 어떤 길을 걸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지요. 

고인의 며느님이신 전권사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제게 말씀하시길 “어머님은 이 찬송을 너무 좋아하셔서 4절까지 다 외워서 부르셨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입관과 화장예식을 할 때 모두 함께 이 찬송가를 불렀는데 그 어느 때 보다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4절이 마지막이지만 이 찬송가의 원곡은 5절까지 있습니다. 4절이 ‘숨질 때 되도록’까지의 이야기라면 5절은 숨진 이후의 소망마저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육신의 삶을 넘어서도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겠노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Or if, on joyful wing Cleaving the sky, 
만약에, 기쁨 가득찬 날개짓으로 저 하늘을 가를 날이 온다면,

Sun, moon, and stars forgot, Upward I fly, 
해, 달, 그리고 별들을 뒤로하고, 그 너머로 날아갈 것입니다

Still all my song shall be  
그러나 그때에도 여전히 나의 노래는 이와 같을 것입니다 

나의 하나님, 주께 더 가까이 가기 원합니다.
Nearer, my God, to thee,

죽음은 우리네 인생의 종착지가 아닙니다. 감당하기엔 무겁고 육중한 문이긴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완전히 다 알지 못하는 영원과 온전한 하나님의 품을 향한 하나의 관문일 뿐입니다. 우리는 용기 있게 그 문을 마주 할 수 있어야 하며 부활의 열쇠를 가지고 그 문을 열고 나가야합니다. 

어제 ‘설현’이라는 젊은 여자 연예인이 최근에 읽은 책을 인용하여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삶은 본래 공허하니 사는 일 중엔 애쓸 일도 없다"  "세계란 원한으로 가득하며 그런 세계에 사는 일이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자초해서 그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필멸, 필멸, 필멸일 뿐인 세계에서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애쓸 일도 없고 발버둥을 쳐봤자 고통을 늘릴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그녀에게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여 걱정을 했다는데 저는 그 기사를 보고 두 가지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특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전도서의 말씀처럼 인간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죽음과 인생의 허무함에 대한 성찰은 당연한 것입니다. 인생의 밤 가운데서 죽음을 대면하고 깊이 묵상해 보면 누구나 그러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피하려고만 합니다. 그리고 육신적인 삶과 눈에 보이는 것에만 몰두하여 삽니다. 연예인이라면 더욱 그러할 터인데 그 청년은 그 밤에 삶과 죽음에 관한 묵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청년이 참 기특했습니다.

또한 예수께서 이미 펼쳐주신 복음에는 그 청년이 고민하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인 절망과 허무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예수님을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한 것 같아 목사로서 안타깝고 미안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음악 속에는 제가 명명한바 ‘아이고 템포’라는 것이 있습니다. 워낙 슬픔과 한이 많은 민족이라 조금만 노래가 슬퍼지려고만 하면 상갓집에서 ‘아이고 아이고’를 하며 바닥을 치듯 무겁고 쳐지는 템포에 맞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찬송가는 땅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야합니다. 곡을 하더라도 하늘을 바라보며 소망가운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찬송이 느린 곡이긴 하지만, 빠르기는 느릴지언정 템포는 쳐지지 말아야합니다. ‘주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형상, 그리스도의 완전함을 이루어 나가는 기쁨의 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이 찬송을 땅바닥을 치며 부를 것이 아니라 6/8박자의 리듬에 맞춰 주님 계신 곳을 바라보며 힘 있고 정갈한 걸음의 템포로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https://youtu.be/kBr7rGkv6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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