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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이 사랑을 깨운다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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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5월 09일 (월) 00:18:04 [조회수 :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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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관심과 애정을 목말라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가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어떻게 행동하든지 어머니가 변함없이 사랑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일찍 어머니를 잃은 경우에 아이들의 그리움은 승화되기도 하지만,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가 사랑해주지 않고 못마땅하게 여길 때 아이들이 겪는 마음속의 상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런 상처를 지닌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그 마음을 털어놓기가 어려워 마음속에서 굳어져 버리기 쉽다. 결국 심각한 심리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서양 문학사의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소설에서 주인공 장발장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몇 번의 만남을 경험한다. 배고픈 조카를 위해 빵을 훔쳐 감옥에 들어간 그는 근 20년을 복역하고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다. 초라하고 수상한 그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지만 미리엘 신부는 그에게 하룻밤 잠자리를 제공해 준다. 감옥생활에 물들어 있던 그는 은식기를 훔치는 죄를 짓고 다시 체포된다. 그러나 신부는 장발장을 정죄하지 않고 용서한다. 이 만남은 레미제라블의 독자와 관객뿐 아니라 그의 인생의 전환점을 이루는 계기가 된다. 

사실, 이 소설의 가장 눈물겨운 장면은 불행한 여인 팡틴이 아기를 돌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팔러 나가는 장면이다. 당시의 사회상황에서 여자가 가진 것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중노동을 하거나 매춘을 하는 길밖에 없었던 것이다. 팡틴을 만나면서 장발장의 마음에 연민이 싹튼다. 아이에 대한 팡틴의 절대적인 사랑에 감명받은 장발장은 그녀에게 약속한 대로 학대받는 어린 딸 코제트를 구해낸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를 처음 경험해보는 장발장과 코제트 두 사람의 만남은 우리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철모르는 나이에 사랑에 빠져 갖게 된 아이는 팡틴의 불행의 시작이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오직 어린 딸만이 있을 뿐이다. 그 아이 또한 이 세상에서 어머니 외에는 아무도 없는 가엾은 존재이다. 딸을 맡아 준 사람들은 어린 딸을 학대하고 일을 부려 먹으면서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며 끝없이 돈을 요구한다. 순진한 팡틴은 딸을 위해 그 어떤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금발 머리를 잘라서 팔고 그 다음에는 앞니 두 개를 판다. 일에 지쳐 건강은 악화되고 아이가 위독하다며 재촉하는 돈을 다 댈 수 없게 되자 팡틴은 마침내 거리에 나서게 된다.  

병든 팡틴은 딸을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한 장발장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되고 끝내 숨을 거둔다. 체포되기 직전에 장발장은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청하고, 팡틴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가 들려준 말은 분명 그녀의 딸 코제트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었을 것이다. 그녀 마음속에 살아 있던 모성의 힘이 끝내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시켰던 것이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서, 심지어는 아이를 자기 품안에 안아보지도 못하면서 끝없이 희생하는 가련한 어머니로 팡틴은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녀의 모성애는 마침내 딸의 구원을 가져오는 기적을 일으킨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사랑이야말로 참된 사랑이다. 어떤 비참한 불행도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사랑만이 사랑을 일깨울 수 있다는 자각이 충만한 5월이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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