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최초의 사람 아담과 하와로부터 시작되어 수가 늘어남으로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들 부부의 범죄로 인해 온 인류가 영멸의 지옥 불에 던져지게 되자 사랑의 하나님께서 그들(우리)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구원코자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바로가 아니라 인간의 두뇌로는 헤아리기조차 불가능한 길고 길고 또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보내셨습니다. 그렇다면 그전, 그러니까 그분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 사람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나 이는 세상일반의 상식에 의한 견해이고, 하나님 안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죄의 삯은 사망, 즉 영멸의 지옥인데, 모든 인류의 그 죄를 예수 그리스도가 다 안고(지고), 그 죗값으로 죽음으로써 영멸로부터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단 그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에게 한한 것이지요.

그런데 역시 이름조차도 들어보지 못한 예수를 그분께서 이 땅에 오시기 이전까지의 아담이후 사람들이 믿는다는 것은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님 안에서는 가능합니다. 그러니 전능하신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아담의 아내 하와를 꾀어 그들 부부에게 죄를 범하게 한 뱀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3:15)

여기에서의 ‘너’는 물론 뱀을 말하고, 여자의 후손은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서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일차적으로는 그러하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뱀은 사단과 그 추종 세력을 말하고, 여자의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 모든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담고 있는 창세기는 모세가 출애굽 노정의 시내 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아 기록한 것이라는 게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탄생 1450-14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예수께서 사람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시기 거의 1500년이나 전의 일이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상상도 안될 만큼 멀고 먼 태고의 일을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계시하여 쓰게 하셨다는 것이고, 그 하나님께서 그때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정하고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이에서 더더욱 놀라운 건 아담이후의 모든 인류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먼 훗날에 탄생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구원을 얻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를 생각할 때면 군대생활의 한토막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때는 ‘마이가리’라고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가불’ 등의 의미인 일본어 ‘마에가리(まえがり=前借り)의 오용이겠지만, 어떻든 병영 내 매점(PX)에서 다음 달에 받을 월급이랄까 수당이랄까 하는 그것의 한도 내로 물건을 사는 말하자면 외상인 것이지요.

여러분, 어떻습니까. 예수 탄생 이전, 그러니까 기원전의 사람들이 구원을 받는 것도 이처럼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물론 이치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세계에서는 됩니다. 그분은 전능하신 절대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출애굽의 밤, 이스라엘 백성들은 집집마다 모세의 명에 따라 어린 양을 가족 수대로 잡아 그 피를 자기 집 문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렸습니다. 그날 밤이 깊어 여호와 하나님께서 애굽의 왕 바로를 비롯한 범죄자들까지 모든 사람들의 장자를 쳐서 죽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도 화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문인방과 설주의 피를 보시고 그냥 문을 넘어가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그날 밤 어린양 피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마이가리하여 쓰셨던 것이지요.

성경은 피조물인 인간이 조물주 하나님을 알도록 쓰인 책입니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인간의 손을 통해 쓰인 책이지요.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이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 스스로에 대해 말씀하신 것으로 인간이 당신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경의 원저자는 하나님이라는 말인데, 그러기에 모세가 태초의 천지창조에 관해 말하고, 아마득한 미래에 탄생하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예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성경을 읽다가 놀라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니 당연하지요. 구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의 그 정확성에도 놀란 적이 많습니다.

이사야 53장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생생하고도 상세한 예언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하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53은 단 한 줄도 빼놓고 싶지 않을 만큼 굉장한 예언들이지만 부득이 두 구절만 인용해 보겠습니다.

✡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2-3)

✡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5-6)

어떻습니까. 놀랍지 않습니까. 다 아시는 말씀이지만, 다시 읽어 봐도 놀랍지 않습니까. 이사야서를 ‘구약 속의 신약’이라고들 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53장은 성경의 위대성을 그대로 들어냈다 여겨지는데, 저만의 생각일까요.

예수 탄생 700년이나 전에 기록된 구약 속의 신약 이사야서의 많은 예언 가운데 이런 예언도 있습니다.

✡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7:14) (예수 그리스도의 정정녀 마리아 탄생에 대한 예언 성취 -마18-25 참조)

✡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40:3) <그 때에 세례 요한이 이르러 유대 광야에서 전파하여 말하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하였으니, 그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신 자라. 일렀으되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가 오실 길을 곧게 하라 하였느니라.>(마3:1-3)

이사야서 말고도 구약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이 많습니다. 그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이 3백여 개나 있고, 그 예언이 성취된 것을 성경이 기록해 놓은 것만도 2백 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로선 그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만, 그 수가 대단히 많다는 것은 사실이고, 또 예수 그리스도가 신구약 모두를 관통하는 주류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여기에서 이사야서 외의 구약에 나타난 그분 예수님에 대한 예언을 몇 개 더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미5:2) (예수 그리스도 출생지에 대한 예언 성취 -마2:1-12 참조)

✡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슥9:9)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 입성하신 예수님에 관한 예언 성취 -마21:1-11 참조)

✡“그들이 나를 헤아린 바 그 삯을 토기장이에게 던지라 하시기로 내가 곧 그 은 삼십 개를 여호와의 전에서 토기장이에게 던지고…”(슥11:13) (가룟 유다가 예수를 판 돈 은 삼십을 성소에 던져 넣고, 대제사장들이 그 은 삼십으로 토기장이의 밭을 삼 -마27:3-10 참조)

✡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나이다.”(시22:18)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의 옷을 취하여 네 깃에 나눠 각각 한 깃씩 얻고 속옷도 취하니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라. 군인들이 서로 말하되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얻나 제비 뽑자 하니…>(요19:23-24)

더 인용하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이 정도로 마치려 합니다. 다만 결론적으로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시22:1)라는 다윗의 시 한 구절에 관해서만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십자가상의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하신 말씀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로,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저 자신을 포함한 세상 죄를 다 지시고 그 죗값으로 십자가 형틀에 달리셨습니다. 박힌 대못으로 뼈가 부서지는 아픔을 견디셔야 했습니다. 오죽했으면 겟세마네에서 제자들에게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 하시고,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물 같이 되’도록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셨겠습니까.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 하신 것에서는 오히려 그분의 아픔이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같은 아픔은 십자가에 못 박힌 상처의 육체적 고통보다, 죄로 인한 아버지 하나님과의 영적 단절에 의한 고통이 더 컸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를 갔고 싶습니다만, 어떻든 육체적 아픔이 됐건 영적 아픔이 됐건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같은 고난을 당하신 것은 여러분과 저와 구원 받은(을)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였습니다.

늘 운다 하여 눈물로써 갚을 수 있는 은혜가 아닙니다. 그러니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 찬송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리 찬송한다 해서 우리의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시시각각으로 닥쳐오고 있는 아픔으로 죽을 지경에 처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기도했지만,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말씀으로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로.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2:5). 그렇습니다. 이 하나로 족합니다. 예수의 마음 즉 하나님의 마음, 성삼위 하나님의 마음을 자신의 안에 품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의 안에 그분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철저하게 종이 되어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구약 모두를 관통하는 주류 예수 그리스도를 구약이 예언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