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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단어를 믿는 것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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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4월 03일 (일) 22:54:26
최종편집 : 2022년 04월 03일 (일) 23:25:34 [조회수 : 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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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라도 짬이 나면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주머니가 없는 옷을 입으면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한다. 식당에 들어가면 입구가 잘 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는다. 아침 출근 때마다 문은 잘 잠갔는지 몇 번씩 불안감에 휩싸이곤 한다. 이런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누구나 가진 공통적 습관이라고 인식하며 크게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안전감이란 정신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건강과 안전감을 동의어로 생각했다. 안전감은 인간 욕구 5단계 중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 바로 위 단계의 기본 욕구다.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행복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안전감이 필요한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안전감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는 정상적이다. 하지만 배고픔이 문제였던 시대보다 풍요로워진 지금이 더 불안한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날에는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심리적 공허감을 느낀다. 자연재해를 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게 되었지만, 언제나 불안하고 초조하며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시달리곤 한다. 

각박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감은 유독 더 취약해 보인다. 집에서는 이중 삼중의 방범 장치에 갇혀 살고, 직장에서는 경쟁과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살벌한 분위기에서 일한다. 거리에서는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두렵다. 마음 편히 외부 세계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외부 세계에서 오는 모든 것을 두려워한다. 믿지 못하는 세상에서 서로 의심하며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진부하지만 소중한 단어를 믿는 것이 의외의 해답일 수 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진실과 선함 같은 것들이다. 강철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과 신뢰의 힘이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가지고 살면 그 누구도 오롯이 사랑하지 못하고 넉넉히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나 자신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서 많은 시간을 무언가에 투자하며 산다. 그러다 보니 아예 쉬는 시간이 없거나 감정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늘 가면을 쓰고 감정 없는 로봇처럼 살아가야 하지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긴장을 내려놓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무런 가식 없이 영혼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심리적 안전감이 커지면 지위나 경력,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항상 자신의 내면과 감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음이 황폐해진 뒤에 다시 일구는 일은 아주 어려울뿐더러 효과도 크지 않다. 사람들은 세상의 각박한 인심을 탄식하지만 그러나 더 이해하고, 좀 더 믿고, 조금 더 진심을 보여준다면 서로 믿지 못해 불안에 떨어야 하는 날들도 줄어들 것이다. 내 자신의 영혼의 안식처가 있을 때 비로소 서로의 영혼을 따뜻하게 위로해 줄 수 있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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