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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사람들의 소울푸드 굴라시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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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3월 29일 (화) 22:09:25
최종편집 : 2022년 03월 29일 (화) 22:18:13 [조회수 : 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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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한 지역은 동유럽이었다. 2004년 첫목회지였던 양양에서 내가 속한 지방이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계획했다가 이스라엘에 폭탄테러가 일어나는 바람에 동유럽지역으로 장소가 바뀌게 된 것이다. 9박 10일간 동유럽국가인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독일,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보게 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경유지였던 모스크바 공항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처음 도착한 곳이 폴란드였다. 한국을 떠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에도 한국 음식이 그리웠는데, 폴란드의 한 식당에서 준 국물요리가 우리나라 육개장과 아주 비슷한 맛이 아닌가? ‘동유럽에도 이렇게 한국의 찌개 비슷한 음식이 있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고기와 야채를 잘 우려낸 담백한 맛과 순한 매운맛이 나는 그 국물요리의 이름은 굴라시였다. 

그 굴라시를 어제 오랜만에 먹게 되었다. 멕시코에서 목회하다가 잠깐 한국에 들어온 형님 목사님이 곧 출국을 하기에 몇 분의 지인 목사님들이 함께 밥을 먹자며 모였는데 식사장소인 빕스에 마련된 3가지 국물요리중에 한 가지가 굴라시였다. 18년전 폴란드에서 먹었던 그 굴라쉬의 맛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반갑고 새로웠다. 

독일에서 목회한 적이 있던 한 선배목사님께서 독일의 굴라쉬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독일에서는 매일 음식을 하면서 남은 야채와 고기 등 재료들을 냉동실에 모아두었다가 한 일주일 정도 모이면 냄비에 넣고 푹 끓여서 굴라시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굴라시(Goulash)는 어떤 요리일까? 굴라시는 향신료로 사용되는 헝가리의 맵지 않은 고추인 파프리카와 각종 야채와 소고기로 만든 헝가리의 전통요리이다. 일종의 소고기 스튜로 색깔이나 매운맛 등에서 우리의 '육개장'과 흡사하다. 

굴라시는 9세기 헝가리에 위치한 왕국의 목동들이 양의 위 주머니를 이용해 굴라시를 담고 먼 길을 떠돌면서 먹었다고 알려졌다. 굴라시는 헝가리어로 구야시(Gulyàs)라고 읽히는데, 구야(Gulya)는 ’소떼‘를,  구야시(Gulyàs)는 ’목동‘을 의미한다. 당시 양질의 소들로 유명한 헝가리 지역의 목동들은 유럽 최대 우시장이 열리는 오스트리아와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지로 소떼를 몰고 가 판매를 했다. 굴라시는 그 이동 중에 목동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소중한 음식이었다.

굴라시의 원조는 헝가리지만 오늘날 굴라쉬는 헝가리만의 요리가 아닌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체코, 폴란드, 세르비아 등 동부 및 중부 유럽에서 대중화된 음식이다. 이유는 격변의 근대에 동유럽 곳곳으로 이주한 헝가리인들에 의해서 이 음식이 유럽 전역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헝가리식의 굴라시와 다른 나라의 굴라시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육개장도 지역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비법으로 만들어 조금씩 차이가 있듯이 굴라시도 육개장 같은 모양새의 수프일 때도 있고 갈비찜 같은 스튜 상태일 때도 있다.

하지만 여타 다른 고기 스튜요리와 헝가리의 굴라시를 구별하는 대표적인 것은 굴라쉬 국물에 붉은 빛을 더하는 파프리카(paprika)이다. 파프리카라고 해서 우리에게 익숙한 피망 모양의 다양한 색깔의 파프리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헝가리의 파프리카는 우리가 아는 붉은색의 매콤한 고추에 훨씬 가깝다. 

2014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인에게 잘 맞는 해외 음식 7선이 있다. 중국의 훠궈, 인도의 탄두리치킨, 일본이 규동, 모로코의 타진, 그리스도의 기로스, 터키의 고등어케밥 그리고 오늘 소개한 헝가리의 굴라시가 있다  육개장에 밥을 말아먹듯 굴라시엔 빵을 찍어 먹는다. 

‘굴라시 공산주의(Goulash communism’라는 용어가 있다. 헝가리는 과거 공산당 독재 체제로 운영됐지만, 1989년 공산권 최초로 복수정당제를 도입하고 공산당을 해체한 나라로 유명하다. 굴라시가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요리이듯이 사회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구조조정 등 시장경제 요소와 다당제 등 정치 민주화를 도입한 헝가리식 개혁을 서방사회는 '굴라쉬 공산주의'로 명명했다. 헝가리인들도 거리낌없이 스스로를 ‘굴라쉬’라고 지칭할 만큼 그들은 굴라쉬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자신의 입장을 버리지 않지만 실용적이고 개혁적인 요소들을 받아들여 타협하고 통합하고 포용하는 굴라시정신 배울 필요가 있다. 

굴라쉬를 만드는 방법은 우리가 카레를 만드는 방법과 많이 비슷하다. 헝가리식 굴라시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니 한번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헝가리안 굴라시

1. 양파와 마늘은 다지고, 당근, 감자, 토마토, 파프리카, 샐러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소고기는 등심 부위를 한 입 크기로 썬다.
3. 양파와 마늘을 버터에 색이 나도록 볶은 뒤 소고기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한다.
4. 볶은 재료가 노릇해지면 건져내고 프라이팬에 그대로 토마토, 파프리카, 샐러리를 넣고 준비된 향신료와 설탕, 소금, 후추를 넣어 간을 하여 볶는다.
5. 볶아둔 소고기를 넣고 와인, 스톡을 개어둔 육수를 넣어 40분간 끓인다.
6. 당근, 감자 그리고 반죽해둔 누들을 조금씩 떼어 넣고 15-20분간 더 뜷인다.
7. 이탈리아 파슬리를 넣어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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