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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등장한 신천지, 기로에 선 한국교회
이광섭  |  h-stai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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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2월 17일 (목) 23:50:51 [조회수 : 4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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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흔히 신천지라고 부르는 이단 사이비 집단의 이름입니다. 신천지는 1984년 3월 14일 경기도 시흥시 과천면에서 이만희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신천지의 교리는 ‘거짓과 악함’을 그 바탕으로 합니다. 신천지처럼 성경을 자의적이고, 거짓되게 해석하는 집단은 없습니다. 신천지 성경 해석의 결론은 ‘증거장막성전’인 이만희입니다. 그래서 이만희를 이긴자, 대언자, 약속의 목자, 보혜사 성령, 재림주라고 부릅니다. 신천지는 재림 예수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아니 부정합니다. 초림 예수가 구원자 역할을 다하였고, 재림 때에는 예수의 영이 이만희에게 임한다고 말합니다. 신천지는 요한 사도가 말씀한 대로 적그리스도입니다(요일2:18). 

한국교회는 1990년대 말부터 신천지에 대해 엄히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2천년대 이후에는, 신천지가 한국교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녕을 무너뜨리는 사교 집단이란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2007년에 방영된 MBC의 ‘PD수첩’의 영향이 컸습니다. PD수첩은 신격화된 이만희에게 숨겨진 온갖 추문과 부도덕한 생활, 신천지 내부에서 신자들에게 행해지는 억압과 착취의 문제를 방송했습니다. 세상이 신천지의 민낯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신천지는 한국교회를 향하여 더욱 공격적인 포교 활동으로 도발해 왔습니다. 신천지는 ‘추수꾼’을 한국교회에 잠입시켜 교인들을 꾀어냈습니다. 심지어 ‘산 옮기기 작전’을 펼침으로 교회 공동체를 통째로 접수하려는 일까지 획책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과 기만과 술수를 통하여 이뤄집니다. 신천지는 이 어두움의 일을 ‘모략의 교리’라고 포장합니다. 신천지는 이렇듯 ‘교회를 무너뜨리는 간첩’(나무위키백과) 밀파를 핵심 포교술로 사용해 온 것입니다. 이때부터 전국의 교회들은 입구에 <신천지 추수꾼 출입금지> 포스터를 부착하였고, 신천지로부터 교회 공동체를 지켜내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교회는 신천지의 도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연 돋보인 것은 기독교방송(CBS)의 활동이었습니다. 2015년, CBS는 한국교회의 대대적인 재정지원을 받아, ‘한국교회를 지키자, 신천지 OUT!’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그리고 <CBS 관찰보고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총 9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사이비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가족을 포기하고, 인생도 포기하는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교회는 물론이고,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지요. 무엇보다 신천지에 세뇌되면 가정도 버리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된 사람들은 신천지에 대해 경각심을 새롭게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회를 향한 신천지의 도발은 여전하였지만, 한국 사회는 신천지에 대하여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덤덤해 보였습니다. 

2020년 2월 대구에서 엄청난 사건이 터졌습니다. ‘31번 확진자’로 불리는 신천지 교인으로부터 대구의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것입니다. 두 달 사이에 대구에는 6,8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전국은 코로나 공포에 휩싸였지요. 슈퍼전파자인 31번 확진자는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1시간이 넘는 예배를 두 번이나 참석하였고, 이는 신천지 교인들의 감염을 불러왔습니다. 3월 3일 당시, 전체 코로나 확진자 4,812명 가운데 70%가 신천지 교회를 통하여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면 신천지 교인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신천지를 향해 쏟아지는 여론의 질타 앞에 이만희는 간부들에게 방역 당국에 협조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신천지가 내놓은 명단은 고의적 누락이 의심될 만큼 부실하기만 했습니다. 이 급박한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은 검찰에게 신천지 명단확보를 위해 신속한 압수수색 지시를 내립니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3월 1일과 3일,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대구지검이 연거푸 반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2년이 다 되어가는 요즈음, 당시 상황을 맞추는 퍼즐 조각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첫 퍼즐은 지난 1월 20일 자 노컷뉴스 보도입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검찰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차례 거부한 것은 건진법사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건진법사는 ‘이만희도 영매이기 때문에 그를 건드리면 대통령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부드럽게 가라’고 말했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사의 말을 받아들였다는 것이지요. 이어서 두 번째 퍼즐이 나왔습니다. 2월 10일 신천지를 탈퇴한 간부 출신 두 사람의 폭로가 보도되었습니다. 지난해 8월, 이만희가 신천지 간부들에게 윤석열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보은 차원에서 ‘국민의 힘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만희 말대로 신천지 교인들이 움직였고, 이것이 윤석열 후보가 경선에서 당원 23%의 압도적 우위로 승리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2월 11일, 보도가 나온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연합뉴스는 결정적 증언을 보도했습니다. 감리교 집사이며 경선 당사자였던 홍준표의원이 신천지가 윤후보를 지원한 사실을 경선 직후에 알았다고 밝힌 것입니다. 국민의 힘 내부 인사인 홍의원이 신천지 커넥션을 확인해 준 것입니다. 

신천지는 지금껏 한국교회를 곤혹스럽게 해왔습니다. 지금까지의 곤혹스러움이 교인들을 빼가고, 교회 공동체를 무너뜨리려는 도발 때문이었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곤혹스러움은 보다 근원적입니다. 신앙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한국교회에 보수 후보가 신천지와 결탁했다는 보도는 큰 충격입니다. 이 충격은 쉽게 가실 것 같지 않습니다. 국민의 힘 대선 후보와 신천지의 결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배경과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설명되고 있어서 사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사롭지 않은 상황 앞에서 한국교회는 지금 스탠스를 어떻게 취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할수록 간단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믿음을 토대로 세상의 이념과 가치관을 대하고 있는지, 아니면 거꾸로인지를 분명히 하면 됩니다. 그러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앞서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기도입니다. 이때야말로 보수적인 신앙 정체성을 갖고 있는 우리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신천지와 결합했다면, 확실하게 손을 끊고 돌이키게 해 주십시오. 한국교회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기다려야지요. 그럼에도 가시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천지의 돌연한 등장으로 한국교회는 당혹스러운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교회가 신천지와 손을 잡을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 신천지가 정치세력화하는 것 또한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한국교회는 이 좌표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24:15)

이광섭목사(전농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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