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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 감신생들의 추억 한켠엔 이곳이 있습니다.냉천동 재개발로 이제 사라질 서대문 감신생들의 20년 전통의 명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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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5월 27일 (금) 00:00:00 [조회수 : 5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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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민주화를 향한 학생운동의 열기가 한껏 무르익던 시절 대학가 인근에는 어김없이 학사주점, 민속주점 등의 형태로 다양한 먹자골목들이 형성되어 젊은날 삶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학생들과 함께 애환을 같이 하던 식당들이 있었는데, 서울의 감리교신학대학 거리도 예외는 아니다.
허름한 외관과 어찌보면 지저분할 수 있는 내부환경에도 불구하고 투박하지만 친숙하고 포근한 주인 아주머니의 편한 미소에 이끌려 한껏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냉천동의 식당가를 혹자는 기억할 것이다.
이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행자네", "영희네" 등으로 애칭되던 감신대 주변의 식당들은 지역개발과 환경변화에 따라 주인도 바뀌고, 건물도 변하고, 거리도 뒤바뀌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해 젊은날의 추억으로만 자리하게 되었지만, 이제 젊은 신세대 학생들의 입맛과 대학가의 변화로 영업적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여러가지 이유들로 학생도 떠나고 주인들도 떠나간 20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건물에서 동일한 메뉴만으로 지키고 있는 장순영(63), 김숙화(63)씨 부부가 운영하는 "소라분식"(서대문구 냉천동 141번지)은 그들 부부가 20년을 한결같이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식장사를 하는 곳으로 어찌보면 이제 마지막 남은 식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80년대와 2000년대 학생들 사이에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 이들 부부에게 물었을때 무엇보다 선배가 후배의 식사비를 책임지는 선후배 간의 돈독한 관계라든가, 대학생 고유의 낭만이 사라진 것이 가장 커다란 아쉬움이라는 것을 꼽았으며 개인적인 신상의 변화나 입대, 휴학, 유학, 이성교제, 결혼, 학업적 고충 등 과거에는 학생들을 통해 다양한 대화와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공유가 이루어졌으나 지금의 학생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답하였고, 입맛과 식성의 변화와 돈 씀씀이의 변화도 그러한 차이에 한몫을 하였다고 한다.
이같은 변화의 시점을 1997년 IMF 이후부터로 식사비를 각자 계산하는 문화가 보편화 되었으며, 그간 식당 매출의 대다수를 이루었던 창조극회 같은 동아리나 방송국, 합창단 같은 단체들은 줄고 오히려 개인 위주로 손님구성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소라분식" 역시 연말로 내정된 냉천동 재개발 계획에 의해 사라질 처지에 있다.
재개발 이후의 계획을 묻자 이제는 학생들의 입맛도 많이 바뀌었고 또 환갑이 훌쩍 넘은 자신들로서는 식당을 계속할 여력이 없노라고 장난끼 섞인 웃음과 함께 답하는 그들을 대하며 평생을 식당을 운영하다 이제는 인생의 황혼을 덤덤히 맞이할 준비가 된 그들의 미속 속에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녹녹히 배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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