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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튜닝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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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1월 28일 (금) 23:45:44 [조회수 : 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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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음악을 듣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CD를 통해 음악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사를 했는데 짐을 정리하다보니 음악을 공부하고부터 모은 CD 음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버릴 것을 과감히 버렸음에도 남은 음반만 해도 그 양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 CD 더 이상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1년 전에 차를 바꿨는데 요즘 차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어 들을 길이 없습니다. 한 장 한 장 명반들이고 개인적 추억이 담긴 그 음반들은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쓰며 저와 함께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라볼 때 마다 제 삶의 황금과도 같았던 시간들을 조망하는 것 같아 여전히 소중합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컴퓨터에 저장 해 두고자 다짐해 봅니다.  

사실,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CD를 꺼내지 않았던 것은 핸드폰으로 검색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인터넷 영상 플랫폼에 올려진 음악을 핸드폰으로 듣습니다. 편리한 점이 있긴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습니다.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충 듣는다는 것입니다. 대학 시절 CD 한 장을 사는 일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압구정동 어느 교회 건물에 있던 레코드점에는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음반이 있었고 희귀음반도 많았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었지만 차분한 격조가 있었던 그 곳의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기숙사에 돌아와 음악을 듣는 일은 거룩한 성사와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맘으로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 곡의 음악을 향한 마음도 옅어졌고 음악을 듣는 집중력도 예전과 같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라디오로 음악을 듣습니다. 라디오로 음악을 듣는 이유는 운명과도 같은 우연한 만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동안 잊었던 음악들을 만나게 되는 기쁨이 라디오에는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 버튼을 누르고 KBS 클래식 FM을 듣곤 합니다. 

KBS 클래식 FM은 주파수가 93.1 MHz입니다. 서울에서는 어디서나 이 주파수를 찾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이천에 처음 내려갔을 때, 난감한 경험을 했습니다. KBS 클래식 FM 주파수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고 서울과 원주와 충주 지역국의 방송이 제각각 불분명하게 잡혀서 어느 주파수로도 명확하게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년 동안 클래식 FM을 제대로 들을 수 없는 것은 꽤나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집에 TV가 없어서 라디오를 듣고 싶었습니다. 애꿎은 라디오를 원망하여 안테나에 철사를 연결해서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연결해보기까지 했지만 결국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천이 수도권과 경기도와 강원도와 충청도에 맞닿은 접경지역으로서 중부 고속도로와 영동 고속도로가 만나는 사통팔달의 교통의 요지일지는 몰라도 접경지역이기에 자기만의 분명한 라디오 주파수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영적인 주파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들을 때뿐만 아니라 찬양을 할 때도 우리는 마음과 영을 조율해야합니다. 국립합창단 단원으로 일 할 때, KBS 교향악단이나 서울시향과 같은 오케스트라와 종종 협연을 했습니다. 모든 오케스트라는 연주전에 조율을 합니다. 음색이 가장 분명하고 변화의 폭이 적은 오보에가 440~441Hz 정도의 ‘라’음을 불게 되면 그 음을 기준으로 모든 악기가 조율을 합니다. 그 작업을 ‘튜닝(tuning)’이라 합니다. 라디오의 주파수를 찾는 것도 튜닝이라고 하지요.

오케스트라가 튜닝을 할 때 장난기 많은 몇몇 남자 합창단원들은 우리도 무거운 악기를 지고 다니는데 튜닝을 해야 한다며 현악기처럼 자신의 귀를 앞뒤로 돌리면서 ‘라’음을 소리 냅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장면이지만 그 안에 일말의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찬송가 28장 ‘복의 근원 강림하사’의 첫 소절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의 원문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Come, Thou fount of every blessing tune my heart to sing Thy grace/모든 복의 근원이시여, 당신의 은혜를 노래하도록 나의 마음을 조율해 주소서’

맞습니다. 하나님께 참된 찬양을 드리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과 영이 하나님 은혜에 맞춰 튜닝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찬양으로 드리는 우리의 화답이 완벽한 이중주가 될 수 있도록 가지런히 조율되어야합니다. 또한 라디오 주파수를 튜닝 하듯이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온전히 우리에게 들리도록 우리의 마음과 영의 안테나를 반듯하게 높이 세워야합니다. 세상의 다른 주파수가 방해하지 않도록 하나님을 우리 마음의 중심에 모셔야합니다. 

찬송가 28장 ‘복의 근원 강림하사’는 많은 사랑을 받는 찬송가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마음으로 계속 부르다 보면 그 가사의 참 뜻을 놓칠 수 있습니다. 같은 가사로 된 다른 곡을 통하면 그 가사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지요. 로버트 로빈슨의 원곡 가사에 미국의 교회음악가 줄리안 웩너/Julian Wachner(1969~)가 곡을 입힌 곡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찬송가 가사를 떠올리면서 이 곡을 들을 때, 여러분의 마음과 영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은혜를 노래하는 데 알맞도록 가지런히 조율될 것을 기대합니다. 그렇게 영적으로 튜닝 되어서 내일 주일 예배를 정성껏 드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https://youtu.be/n1EtzPhKo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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