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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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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12월 17일 (금) 22:14:47
최종편집 : 2021년 12월 18일 (토) 00:40:22 [조회수 : 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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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어느 날 교회에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위로와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음악회를 기획했는데 감사하게도 ‘서울대학교 찬양 선교단’ 친구들이 흔쾌히 참여해 주어서 감동과 은혜가 있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음악회의 사회를 보면서 저는 성도님들의 행복에 겨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날 울려 퍼졌던 어떤 음악만큼이나 환하고 아름답던 그 표정 표정들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노래도 제대로 못하고 사회를 보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감동의 순간들을 함께 만끽하면서 행복해 하는 청중들의 표정을 한 눈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사회자만의 특권이 있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보는 중에 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내 뱉은 저의 멘트에 제가 먼저 울컥해 버린 것입니다. 그 단초를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첼로의 소리였습니다. 

이번 음악회에는 제 친구인 소프라노 김원진 선생과의 인연으로 첼리스트 정지인 선생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정 선생님은 저와 학번은 같지만 기악과 소속이어서 학창시절 서로의 모습을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저는 1학년 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을 못하는 바람에 교양 필수 과목인 국어작문의 수강 신청을 잘못해서 기악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출석을 부를 때 마다 들었던 정 선생님의 이름이 아직 뇌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때 수강신청을 잘 못했던 것이 저를 이렇게 음악가요 목회자요 글을 쓰는 사람의 삶으로 인도했는지 모릅니다. 수강 신청을 제대로 했던 제 성악과 동기들의 국어작문 교수님은 박목월 시인의 아들인 박동규 교수님이셨습니다. 그 분은 방송 출연도 자주하셨던 매우 유쾌하신 분이셨습니다. 학점을 후하게 주신다 하여 별명이 ‘A폭격기’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잘못 신청한 기악과 수업의 교수님은 따끈따끈한 박사학위를 가지신 젊은 강사 선생님이셨습니다. 여자 분이셨는데 그 분의 전문 분야는 김수영 시인이었습니다. 그 때 부터였는지는 몰라도 박목월과 김수영의 문학적 차이만큼이나 다른 음악가의 길을 저는 가기 시작했습니다.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에 탐닉했고 깊은 자유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동기들이 콩쿠르를 준비 할 때 저는 고시촌에 있는 ‘그 날이 오면’이라는 서점에 가서 민음사에서 나온 김수영 전집을 구입했습니다. 물론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학점 얻기 쉬운 수업 대신 그 어렵다는 김윤식 교수님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아무튼 정지인 선생님과의 만남은 저를 대학 시절 그 때의 모습으로 인도했습니다.           

음악회 선곡을 고민하시던 정 선생님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추천해드렸습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호수 위를 물결선을 그리며 유영하는 우아하고 평화로운 백조의 모습이 그 날 음악회에서는 그 품에 안겨 눈물을 왈칵 쏟아 놓고만 싶은 따스하고 편안한 위로의 노래로 들렸습니다.   

두 번째 음악의 선곡은 정 선생님께서 직접 해 주셨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찬양 곡이 있다고 하시면서 직접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편곡을 의뢰하시는 열정으로 곡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나의 하나님’이란 곡이었습니다. 꽤 많이 알려진 곡임에도 CCM 음악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나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하나님의 능력이나 굳건한 믿음에 관한 찬양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가사를 본 순간 이 찬양은 진짜 ‘나의 하나님’을 노래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찬양은 성경 속 여호와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만난 한 사람의 고백을 담고 있는 노래였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최고의 사랑으로 사랑하시는 ‘나의 하나님’으로 만난 사람의 존재론 적인 변화와 그 변화를 통해 얻게 된 깊은 자유와 참된 신앙의 기쁨을 노래해고 있었습니다.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참 귀하다 
어느 보석 보다 귀하다 
네가 사랑스럽지 않을 때 너를 온전히 사랑하고
너와 함께 하러 내가 왔노라

주의 사랑 이 사랑은 결코 변치 않아 
모든 계절 돌보시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주의 말씀은 신실해
실수가 없으신 주만 바라라

주님의 나라와 뜻이 나의 삶속에 임하시며
주님 알기를 주만 보기를 소망해
거룩히 살아갈 힘과 두렴 없는 믿음 주실 
나의 하나님 완전한 사랑 찬양해

찬양하리 만군의 주 영원히 함께 하시네
존귀하신 사랑의 왕 영원히 통치 하시네

거룩히 살아갈 힘과 두렴 없는 믿음 주실
나의 하나님 완전한 사랑 찬양해

이 찬양의 가사를 보고는 방송실에 악보를 건네주며 당부했습니다. 첼로가 이 찬양을 연주 할 때, 악보에 맞게 가사를 띄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방송실의 한 전도사님이 이 찬양을 알고 있다고 해서 첼리스트 정지인 선생님의 연주와 함께 이 찬양의 가사도 전달이 되었고 그 감동이 첼로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울림을 타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과 사회를 보던 저에게도 임했습니다. 
 
대학 시절의 저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귀티가 좔좔 흐르던 음대 학생들과 똑똑하고 공부 잘했던 타 과 학생들 사이에서 저는 제 스스로를 그렇게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부자였던 사람의 이름을 따랐다는 진호라는 저의 이름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여전히 어색하기만 합니다. 

첼로 연주가 끝나고 이 찬양의 연주의 감동이 여전히 제 마음을 울리고 있었지만 사회자로서 할 일을 이어나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첼리스트가 연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와 같은 생각을 했노라고 큐시트에 없던 멘트를 해버렸고 이내 울음이 터져 버렸습니다. 

“첼리스트가 온 몸으로 첼로를 껴안고 따스한 음색을 연주하듯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등 뒤에서 꼭 껴안아 주시며 우리가 우리의 삶의 노래를 마음껏 연주하게 해 주십니다” 

잠시 사회자의 본분을 잃어버려 생긴 정적을 채워주셨던 청중들의 따스한 박수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강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고 임마누엘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하러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그리 사랑스럽지 못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하나님은 ‘너는 참 어여쁘고 참 귀하며 어느 보석 보다 귀하다’고 경탄하시며 나를 바라보십니다. 그 사실을 진정 깨달을 때, 하나님은 비로소 ‘나의 하나님’이 되십니다. 그 사랑을 깨닫고 ‘나의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에게는 거룩히 살아갈 힘과 두렴 없는 믿음이 싹트게 됩니다. 그리고 뒤에서 껴안아 주시는 하나님께 나 자신과 나의 삶을 맡기고 나는 아름다운 악기(instrument)가 되어 나의 하나님 완전한 사랑을 전 존재로써 찬양하게 됩니다. 그 놀라운 은혜가 강림 절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임하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evFTNQOrL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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