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 형님에게 안부 전화를 하면서 요즘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고 있으니 조심하시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교회 예배가 끝난 다음에 전도회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셨다고 하시기에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형님은 요즘 교회 모임이 무제한이어서 괜찮다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요즘 거리 두기가 완화된 것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것이지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글쎄 형님이 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을지 걱정이다.

위드 코로나를 내세우면서 정부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타격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거리 두기 완화조치를 취했다. 방역 당국에서는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가 대폭 늘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늘어날 코로나 19 위중증 환자들을 위한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전에는 확진자를 줄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국민의 건강도 위하고 소상공인들도 위할 수 있는 묘안이 없기 때문에 정부의 시책은 고육책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때에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자기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환영할 수만은 없다. 더구나 요즘 확진자 수가 7천 명을 넘고 위중증 환자들이 입원조차 못하게 되었으니 모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2주 전에 장로합창단의 베이스 파트에서 같이 노래하던 장로 한 사람이 코로나 19에 걸려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기저질환이 없었고 코로나 19에 감염되기 직전까지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칠 정도로 건강했었단다. 더구나 충격적인 일은 발병한 지 3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부인도 감염되어서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했다. 

그가 입원하자 면회도 안 되고, 따라서 식구들이 임종도 못하고, 시신은 병원에서 처리한 후 유족에게 유골함을 전달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이지만, 내 친구 가정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소름이 돋았다. 죽어도 곱게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에서 거리 두기를 완화했으니 내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조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확진자와 위증증 환자가 이렇게 대폭 늘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에서 지나치게 규제한다고 불만스러워했지만, 그것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였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거리 두기를 완화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뒷전으로 미루어 놓았다. 이런 때에 우리 건강은 각자가 지켜야 한다.

교회에서는 그동안 정부에서 대면 예배를 규제한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정부의 시책을 교회 탄압으로 간주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교회를 예외 취급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더구나 여러 교회에서 확진자가 속출했기 때문에 교회의 대면 예배를 제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조치를 교회 탄압으로 보기보다는 교인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선포하고 대면 예배를 제한하지 않자 해방감을 느낀 교회에서는 이 사실을 감사하면서 성가대를 정상화하고 각종 모임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멈춰 서서 거리 두기를 완화한 것이 진정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것인지, 대면 예배를 전폭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요즘 교회에는 젊은이들보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감염도 쉽게 되지만, 사망률도 높다. 3차 백신 접종을 하면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돌발 감염을 무시해도 되는가? 더구나 오미크론 변이종이 확산하는 지금 전보다도 더욱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정부에서 대면 예배를 제한 없이 허용했다고 무작정 좋아만 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19가 전보다 훨씬 더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각 교회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추홀교회 같은 교회가 많이 나올 염려가 있다. 그것은 한국 사회를 위해서도 교회를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소홀히 하는 지금 우리의 건강과 생명은 각자가 지켜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최선을 다해서 교인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지혜로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