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황교익의 치킨논쟁,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1년 12월 07일 (화) 23:32:30 [조회수 : 605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우리나라만큼 치킨을 좋아하는 나라가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치킨은 야식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477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3만개 이상의 매장 수, 그리고 매일 200만 마리가 팔려나간다. 치맥은 한국의 대표적 음식문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외국인들도 한국 치킨을 좋아한다. 

그런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이런 한국치킨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지난 11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육계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그래서 맛이 없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적었다. 그는 농촌진흥청의 육계경영관리에 대한 발표 자료를 첨부하며, 정부가 인정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닭고기 시장만 1.5kg 위주의 소형 닭 위주로 생산되고 있다며, 작은 닭 생산의 문제점으로 닭고기 생산비의 가중과 경쟁력 약화, 맛없는 닭고기가 생산됨, 닭고기 소비 창출이 어려움 등을 이야기했다. 

대한양계협회는 바로 ‘황교익의 치킨 폄훼 내용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치킨 소비를 저해하는 행위를 지속할 경우 우리 닭고기 산업 종사자는 실현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처절하게 복수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양계업계가 황씨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면 될 텐데, 그렇게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지나친 반응이라고 여겨졌다. 그렇게까지 그의 입을 막아야 할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사실 큰 닭이 맛있고 경제적이라는 황교익씨의 주장은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이 밝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이야기한 것이다. 국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1.5kg작은 닭에 대해서 2,8kg 큰 닭과 비교했을 때 맛이 없다”고 했다. 국립축산과학원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10호 닭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장 작은 닭이다”라고 연구문건에 기록했다. 

농촌진흥청은 40일 키운 2.8KG짜리 대형육계를 생산하는 것이 “생산비 20%수준 절감, 병아리가격 25%이상 절감, 생산자재 30% 수준 절감, 노동력 30%수준 절감, 가공비 20%수준 절감”의 이점이 있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고기 맛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은 일반닭이 0.12%인 것에 반해 대형 닭은 0.46%로 3.8배임, 감칠맛 나는 핵산물질 이노신산 함량이 더 많고, 쓴 맛을 내는 무기물 성분인 P(인)도 대형 닭이 적게 함유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쫄깃함을 느끼게 하는 전단력, 소비자가 좋아하는 황색소 등이 일반 닭에 비해 대형 닭이 많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뉴욕에서 살 때 치킨을 많이 먹어보았다. 실제로 가장 큰 차이점은 크기이다. 우리나라 치킨의 거의 두 배 정도 된다. 그래서 KFC에서 한 마리를 구입하면 실컷 먹고도 남는다. 가격도 우리보다 저렴하다. 크기가 큼에도 불구하고 치킨이 퍽퍽하지도 않았다. 물론 한국치킨의 다양하고 자극적인 양념 맛은 기대할 수 없다. 당시 뉴욕 KFC에는 양념치킨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치킨은 고기 맛이라기보다는 거의 튀김옷과 양념 맛 아닌가? 치킨이 아니라 다른 음식에 똑같은 튀김옷과 양념을 버무려 놓아도 똑같이 맛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치킨 맛은 고기맛 그 자체로 비교해볼 때 맛있지 않다”는 황교익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전 세계 모든 국가는 45-50일을 키운 3kg의 닭을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30일간 사육한 1.5KG의 10호닭을 주로 사용한다. 물론 품종은 같다. 그렇게 작은 닭으로 튀긴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최근 2만원시대를 맞이했다. 왜 우리나라만 작은 닭을 비싸게 먹을까?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량 밀식 사육의 결과 농촌이 질병의 온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양계 축사 환경이 열악하다. 비닐하우스 수준의 양계장에서 연간 10억 마리를 밀식 사육한다. 한 마리당 A4지 사이즈 정도의 공간이 주어지는 사육방식에 24시간 불을 켜서 쉼 없이 사료를 먹인다. 닭은 불이 꺼지면 사료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설물이다. 일반적인 계사의 경우 환기가 어려워 습도가 높다, 그래서 닭의 발과 배에 계분이 묻고 세균과 곰팡이가 옮겨가서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조류독감 AI로 인해 지난 10년간 1억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고 국민세금 1조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항생제를 선진국의 10배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을 넘기는 순간 호흡기 질병과 피부병을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30일 자란 어린 닭을 서둘러 도계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둘째, 닭고기 생산업체들의 암묵적 카르텔과 꼼수 이권 때문이다. 우리나라 육계업체는 계열화되어 있다. 계열화의 제일 위에 있는 회사가 병아리와 사료와 기타 부재료를 공급 한다. 큰 닭으로 키우는 것보다 작은 닭으로 키우는 것이 사료효율이 떨어져서 20%정도 사료가 더 들어간다. 그래서 작은 닭을 유지하는 것이 사료를 더 팔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1.5kg닭을 사용하다가 소비자들이 3kg닭을 먹으면 육계회사에서는 병아리를 현재의 절반밖에 팔 수 없게 된다. 병아리 한 마리가 500원이다. 육계회사는 연간 10억 마리를 판매해서 5000억의 이윤을 보았는데 큰 닭을 먹게 되면 회사입장에서는 현재수익의 절반인 2500억의 손해를 보게 된다. 육계업체 입장에서는 작은 닭을 키우는 게 병아리와 사료를 더 팔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업체는 농장에서 중량으로 사온 뒤 판매는 마리수로 파는 시스템이다. 통닭으로 유통되는 닭고기가 전체 60%를 넘는다. 닭고기 생산업체는 작은 닭을 유지해야, 병아리판매수익, 사료판매수입, 마리 수 판매수익으로 3박자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만 병아리에 불과한 어린 닭이 식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닭에 관한 이런 생태계를 소비자들은 모른다. 소비자들이 모르니 대기업 닭고기 생산업체는 그동안 큰 이득을 보고 있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모르기를 원할 것이다. 이를 위해 1%에 해당하는 육계가공 대기업들은 그동안 “영계가 맛있다!” “한국인이 본래 영계를 좋아했다”는 거짓말을 소비자들을 기만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닭고기의 크기에 대해 선택할 권한이 없다. 대부분은 한 번도 큰 닭으로 만든 치킨을 먹어보지 못했다. 황교익씨의 논쟁으로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게 되면 자신들의 이권이 줄어드니 “처절하게 복수할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황교익씨의 말투와 표현방식은 거슬리는 부분이 있지만 그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닭을 먹고 싶은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바이다. 한국의 닭 소비자들은 다양한 크기의 닭을 선택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임석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62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3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Rhmanuslee (61.85.80.162)
2021-12-09 12:03:00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2112031513211&code=116&fbclid=IwAR3msCoEBcpSsw9mZJuGnMZhOea6enluUOxp5RPmoLZJPOYvi0Vyj81m-As#c2b
필자님의 경험에 기인한 주장은 식감을 느끼는 인간의 기관이 그만큼 주관적이라는 의미에서 넘어갈 수 있습니다만,농진청이 발표한 자료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권위를 부여한 주장에 대해선 이 칼럼을 추천드립니다ㅋㅋ
리플달기
1 0
임석한 (119.66.110.220)
2021-12-10 15:32:08
추천해주신 자료 잘 읽었습니다.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플달기
0 0
Rhamnuslee (61.85.80.162)
2021-12-09 12:27:57
아 참, 이해가 안되신다면 말씀해주세요, 세밀하게 독해시켜 드리겠습니다:)
리플달기
0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