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롯>,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와이즈베리, 2014

본 책은 2014년 미국 아마존에서 종교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유럽과 아시아 25개국 이상에서 출판된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화제의 책이다. 저자는 20년 이상의 역사적 예수 연구를 통해, 예수를 교회의 틀에 갇혀 신적인 존재로서만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를 벗어나 유대의 독립과 민중을 위해 싸운 혁명가 ‘나사렛 예수’로서의 면모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화제가 된 것은 저자의 이력 때문이었다. 저자인 레자 아슬란은 이란 태생으로 1979년 이란 혁명 때 미국으로 건너와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하게 되었다. 이후 산타클라라대학, 하버드대학,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종교학을 연구한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자신이 따랐던 예수의 모습이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드러나는 실체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된다.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저자의 이력으로 인해 출간 당시 미국 내 반(反)이슬람 감정을 가진 집단에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를 비판하는 입장의 지지를 얻으면서 다양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저자는 아마존과의 인터뷰에서 저작 의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책이 예수가 살았던 세계의 완전한 감각을 제공하길 바란다. 그의 시대의 종교 역사적 문맥을 떼어 놓고는 예수의 말씀을 진실로 이해할 수 없다. 당신이 예수를 선지자, 스승, 신의 대리자로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그가 진공 속에서 살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는 어쨌든 의문의 여지없이 그 시대의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것이 진실이다. 예수가 누구였는지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이해 하에 두는 것이 열쇠다. 이 책은 그것을 담았다. 당신을 예수의 세계 한 가운데 떨어뜨리고 설교에서 벗어나 그 문맥을 이해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복음서의 기록을 근거로 하여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기 보다는, 종교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기에 전통적인 기독교의 입장과는 다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상상해낸 상을 그의 연구에 투영시킨 만들어진 예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통적인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 이 책의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이 다양한 생각을 통해 신학의 지평을 넓히는 도구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희준 목사 (용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