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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노래, 그 끝없는 울림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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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10월 29일 (금) 23:56:51
최종편집 : 2021년 10월 29일 (금) 23:58:44 [조회수 : 2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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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은 종교개혁 주일입니다. 종교개혁 기념일은 매 년 10월 31일입니다. 개혁주의 전통의 교회들은 10월 31일 직전의 주일을 종교개혁 주일로 지키는데 공교롭게도 올 해는 종교개혁 기념일과 종교개혁 주일이 같은 날입니다. 교회 안과 밖에서 또 다른 개혁에 대한 요구가 들끓고 있는 이 시대에, 저마다의 교회에서 종교개혁의 뜻을 깊이 새기며 용기 있는 변화의 행동을 다짐하는 주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종교개혁 주일을 앞 둔 이번 주에 감리회의 입법회의가 열렸고 의미 깊은 법안들이 통과되어 교단 안에서 모처럼 신선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거권을 정회원 1년급 이상 교역자와 동수의 평신도에게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개혁의 발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혁된 교회’가 아닌, 개혁의 DNA를 품은 ‘개혁적인 교회’의 일원들입니다. 너무나도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참 감사한 일이며 희망적인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욱더 과감히 개혁을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영원토록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을 믿고 우리 모두와 우리의 역사가 그 분 손에 붙들려 있음을 알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역사상 그 누구보다 개혁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는 그 정체성을 잃고 어느새 구태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엇을 두려워합니까? 지키려는 것이 진정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뜻과 예수의 길입니까? 아니면 기득권입니까? 더욱더 과감하게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상식을 쫓아가는 한 발 늦은 개혁이 아니라 세상을 앞서는 과감한 개혁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끊임없는 변화의 마중물이 되어 교회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끊임없는 변화를 꿈꾸고 지금 이 순간의 작은 행동을 다짐하는 모든 분들에게 선물해 드리고 싶은 음악이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5번 ‘종교개혁’(The Symphony No.5 Op. 107, The Reformation)입니다.  

이 교향곡은 1830년 펠릭스 멘델스존이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 발표 300주년을 기념해 작곡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1517년 루터가 면죄부에 대한 95개의 테제를 게재한 연도를 종교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있지만 멘델스존 당시의 독일 개신교인들은 1530년 멜란히톤이 작성한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이 발표 된 해를 종교개혁의 원년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이는 그 시대 사람들의 종교개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탄탄한 교리와 신학적인 기반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반면 오늘날의 우리는 제도적인 개혁만을 개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루터가 휘둘렀다던 망치소리를 자연스레 떠올리며 개혁이란 것이 적대적인 싸움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첫 번째 종교 개혁이 소수의 선각자에 의해서 사상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비판적 싸움의 형태로 급격하게 일어났다면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종교개혁은 평범한 성도들의 깨달음과 연대를 통해서 삶의 변화를 바탕으로 사랑과 관용의 형태로 서서히 그리고 부드럽게 일어날 것입니다.  

1악장부터 들으신다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 교향곡이 낯선 분들은 마지막 4악장부터 들으셔도 상관없습니다. 4악장부터 들으시면 분명 전 곡을 다 듣고 싶어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1악장은 D장조와 d단조를 함께 사용하여 구교와 신교 사이의 신앙적인 갈등과 전 유럽 사회로 퍼진 투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악장은 1악장과는 달리 밝고 가벼운 스케르초 악장입니다. 아직 종교개혁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누리는 참된 신앙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3악장 g단조의 안단테는 경건한 기도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현악기가 중심을 이루며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개혁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인내와 간절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 4악장은 이 교향곡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종교개혁을 대표하는 마르틴 루터의 코랄 "Ein Feste Burg is unser Gott(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선율이 가냘픈 플루트 소리로 시작하여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의 순서로 아름다운 목관악기 앙상블을 만들어 나갑니다. 이어 현악기들과 금관악기들이 합세하여 장엄한 하모니를 만들어 나갑니다. 선율이 끝나갈 즈음에 팀파니의 울림과 함께 현악기들이 6/8박자의 알레그로 비바체의 격동적인 리듬을 깔아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클라리넷을 시작으로 ‘내 주는 강한 성이요’선율이 매우 역동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이 교향곡의 마지막을 들어보셨는지요? 모차르트의 계보를 이은 천재 작곡가 멘델스존은 결코 끝나서는 안 될 거룩하고 힘찬 울림을 갈망하듯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코랄 멜로디를 통해 펼쳐 낼 수 있는 모든 음악적 아름다움을 다 동원하여 이 교향곡의 피날레를 채웁니다. 마치 신앙의 후손들에게 결코 개혁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하듯 말입니다.     

https://youtu.be/pnOcorHS7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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