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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정유은  |  라오스평화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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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10월 16일 (토) 21:52:34
최종편집 : 2021년 10월 16일 (토) 21:54:46 [조회수 :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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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저, 사계절, 2020

이 책은 서평을 기가막히게 잘 써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고 싶은데, 나에게 그럴 재주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어떤 책은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고 어떤 책은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 첫 장을 넘겨 볼 약간의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면 마지막 장으로 단숨에 도달해있을 것이다. 아니, 사실 나는 단숨에 도달하지 못했다. 공공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눈물 콧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 나와서 중간에 몇 번이고 책을 덮어놓고 화장실에 다녀와야 했다. 내가 유독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이 책을 쓴 저자도 나와 비슷한 시간을 겪었다고, 책의 첫머리에 고백한다. "어떤 글은 쓰기 전부터 눈물이 솟았고, 어떤 글은 쓰다 말고 혼자 소리 내어 웃기도 했다." - '들어가며' 중

이것이 어린이라는 세계의 힘이다. 위의 고백에 바로 이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쓰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어린이라는 세계는 우리를 환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어린 시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어린이들의 진솔한 모습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린이라는 세계가 늘 우리 가까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이 책을 읽는 나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비록 그들이 나를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 독자인 나를 환대해주었다. 그리고 그 해맑고 다정하게 내어주는 마음을 통해 나는 위로받았다. 아주 가까운 기억으로부터 오래되어 잘 기억나진 않으나 얼핏 남아있는 감정까지 소환해내며 나를 토닥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이미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지 오래된, '어린이라는 세계'를 만나게 되었을 때, 내 안의 어린이가 꿈틀댔다. 어린이라는 세계의 환대를 받아 나도 그 안에서 신나게 나의 어린이를 만났다. 

한편 이 책은 각자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거나 감상에 젖어있는 데에 머물러있게 하지 않는다. 이어지는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확실한 건 어린이에 대해 생각할수록 우리 세계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어린이었던 우리는 지금 어른으로의, 분명한 위치 변화가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른이라는 세계에 매몰되어 마치 어린이라는 세계가 이 세상에 없는 듯이 생각하고 행동한다. 혹은 자신이 생각한 어린이의 틀에 맞추어 어린이들을 규정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은 각각의 존재가 우리 세계의 분명한 구성원이고, 같은 구성원으로서 그들과 어떻게 어깨를 걸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고민이다. 그리고 어린이라는 세계를 지나온 '어른'으로서 어떻게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어린이가 가르쳐 주어서 길을 아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심하면서 우리가 갈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즉 교육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어린이라는 세계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거쳐 왔고 지금도 무관하지 않은 나의 '어린 시절'을 마주한다는 것이고, 지금 나와 함께 세상을 공유하고 있는 수많은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걸어갈 방향을 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세계는 넓어진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의 세계는 안전해질 것이다.  

정유은 목사 (라오스평화선교사, 꿈이있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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