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북서부의 작은 반도 브르타뉴 지방에 자리 잡은 낭트는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다. 거리 곳곳의 역동적인 분위기는 여행객 또한 그 분위기에 녹아들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골목마다 늘어선 환한 불빛 아래 북적거리는 까페와 레스토랑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 낭트 풍광

▲ 낭트 풍광

낭트의 인구는 프랑스 도시 가운데 여섯 번째로 많은 62만 명 정도다. 브르타뉴 지방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서도 삶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이 가파른 도시로 손꼽히며 매년 1만 명씩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 낭트 풍광

▲ 낭트 풍광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생기 넘치는 낭트가 불과 30여 년 전에는 도시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절박한 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이다. 이 도시는 내륙 교통의 중심을 이루는 항만도시로써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중세에 별도의 국가를 유지한 브르타뉴 공국의 주도가 되기도 했다.

▲ 낭트 풍광

▲ 낭트 풍광

현대에 들어서도 이런 이점이 십분 발휘되었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낭트의 조선업은 프랑스 전체 선박 건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활황을 맞았다. 그러나 동아시아 조선업계의 급성장에 타격을 받았고 1987년 마지막 조선소가 문을 닫자 쇠락의 길을 걸었다.

▲ 낭트 풍광

▲ 낭트 풍광

낭트는 쇠락을 그대로 받아들이느냐 혹은 새로운 길을 찾느냐 선택을 해야 했는데, 그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내기 시작했고, 문 닫은 조선소와 버려진 공장들을 놀이공원으로 재생하고, 도시에 예술적 가치들을 입혀나가기 시작했다.

▲ 일 드 낭트

▲ 일 드 낭트

이런 도시재생의 길은 공상과학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쥘 베른이 꿈꿔온 환상적인 세계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학을 바탕으로 테마파크 형태로 만들어진 기계 섬 ‘마쉰 드 릴’을 탄생시켰다. 이를 시작으로 낭트는 재생과 창조의 도시로 재탄생한다.

1. 마쉰 드 릴

‘마쉰 드 릴’은 폐업한 조선소가 남긴 거대한 공장을 훼손 없이 테마파크로 탈바꿈 시킨 낭트 도시 재생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선박을 건조하는데 썼던 철과 가죽으로 만든 코끼리, 나무, 곤충 등, 갖가지 기계 조형물을 수많은 관광객들이 타고 만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마쉰 드 릴

▲ 마쉰 드 릴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기계는 코끼리인데, 12미터 높이의 우람한 코끼리가 물을 뿜으며 걷는 모습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다.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바다 세계 회전 목마’도 놓치면 안 되는 볼거리다.

▲ 마쉰 드 릴

▲ 마쉰 드 릴

어디를 봐도 신기하고 멋진 조형물로 가득한 ‘마쉰 드 릴’이 위치한 ‘일 드 낭트’는 낭트 제일의 명소다. 현재 연 70만 명이 이곳을 찾고 있고, 곧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 예상한다. 소멸될 뻔한 낭트의 과거가 재생의 계단을 밟고 미래가 되는 광경이 참으로 놀랍니다.

▲ 마쉰 드 릴

2. 앤틸리스 강둑

일 드 낭트의 중심부에서 벗어나 도시의 가장자리인 앤틸리스 강둑은 대서양 연안의 도시 생 나제르까지 이어지는 루아르 강 하구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낭트는 생 나제르와 함께 예술 작품 30여 점을 60길로미터에 이르는 루아르 강 하구에 설치했다.

▲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작품

▲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작품

일 드 낭트 프로젝트가 낭트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면,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프로젝트는 창조적인 영감으로 충만한 문화 예술 도시로써의 이미지를 낭트에 입혔다. 조명이 커지는 야간에 거닐며 여러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도 이 도시를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다.

▲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작품

▲ 에스튀에르 비엔날레 작품

3. 파사주 포므레

낭트는 매우 활력 있는 도시로 쇼핑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파사주 포므레는 1843년에 지어진 유럽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로 현재는 낭트의 대표적인 쇼핑상가로 사용되고 있다. 네오클래식 스타일의 큰 유리창으로 꾸며져 있고 곳곳에서 여러 조각상들을 만나볼 수 있어 하나의 전시관을 연상케 한다.

▲ 파사주 포므레

이곳의 장식과 조각상 및 장식품들은 낭트의 풍요와 산업, 해상 무역 및 기술 발전을 상징하며 과거 항구 도시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쇼핑이 아니더라도 꼭 한 번 들러 네오클래식 스타일 건축물을 감상해 보라.

▲ 파사주 포므레

4. 그랑 블로트로 공원

이곳은 따사로운 햇볕과 더불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22헥타르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이 공원은 낭트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이국적인 식물과 열대 지역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 그랑 블로트로 공원

특히 이곳에는 ‘순천 동산’이라는 한국 정원이 있는데, 낭트와 순천의 상호우호 교류협력 증진을 위해 각각 도시 이름을 단 정원을 지었다. 낭트는 2006년에 순천 동산을 준공했다.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큰 한국식 정원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을 준다.

▲ 그랑 블로트로 순천 동산

5. 브르타뉴 대공 성

낭트는 프랑스 왕국 내에서 독립된 국가의 지위를 유지했던 브르타뉴 공국의 수도였다. 브르타뉴의 주인이었던 ‘안느 드 브르타뉴’의 죽음 이후로 브르타뉴 공국은 영원히 프랑스에 종속되었으나 브르타뉴 공국의 유산들은 지금껏 남아 있다.

▲ 브르타뉴 대공 성

브르타뉴 공국의 역사의 산 증인으로 모든 것을 목도했던 브르타뉴 대공 성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본관과 16-17세기에 새로 증축된 르네상스 및 고전주의 양식의 건축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뿜어낸다. 현재는 낭트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 브르타뉴 대공 성

6. 낭트 대성당

재생과 창조만이 이 도시의 볼거리만은 아니다. 이 유서 깊은 도시는 역사적인 유적들도 많은데 그 중심에 낭트 대성당이 있다. 생 피에르와 생 폴 대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건축 기간만 무려 457년이 걸렸다.

▲ 낭트 대성당

개구부의 골조가 마치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형상을 한 플랑부아 양식의 고딕 건축물이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보다 중앙 홀의 높이가 4.5미터 더 높을 정도로 규모가 장대한 성당이다. 이곳 11세기와 19세기에 지어진 두 개의 지하실에서 대성당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으니 놓치지 말고 방문해 보라.

▲ 낭트 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