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종말과 새로운 영적 각성운동

<교회의 종말 - 기독교 종교의 몰락과 새로운 영적 각성운동>,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 지음, 이원규 옮김, 도서출판 kmc

하비 콕스는 이 책에 대해서, 신조와 제도에 얽매인 종교에 집착하거나 그것을 거부하는 것을 뛰어넘어 ‘행동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탐구에 중심을 두고 신앙에로의 길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1부 “종교의 종말”은 특히 지난 10년간 일어났던 종교의 붕괴현상을 개괄한다. 자유주의 교회는 쇠퇴하고 보수주의 교회는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제 사실이 아니며, 모두가 같은 상황, 즉 종교적인 약세 시장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1세기의 첫 10년은 정확하게 종교의 대불황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말한다. 

2부 “새로운 비전”은 새로운 비전에 대한 추구가 경험적 신앙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믿음의 새로운 지형으로서의 경험에 대한 탐구, 실천으로서의 행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 그리고 관계적이고 공동체적인 소속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3부 “각성”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각성이 비전으로부터 실천으로 옮겨갈 때 무엇이 일어날 수 있는지로 눈을 돌린다. 

옮긴이는, 한동안 급성장했던 한국 교회가 이제 양적으로 쇠퇴의 길로 접어들어서 떠돌이 교인이나 가나안 교인도 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성공, 성장, 성취에 도취되어 세속화되면서 영성과 도덕성을 잃어버려 사양길로 접어든 서구 교회의 쇠락 과정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래서 한국 교회는 서구 교회의 현실을 직시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대안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종교’라는 것은 제도, 조직, 형식, 규칙, 질서, 교리, 권위, 위계질서, 믿음 조항 등에 집착하면서, 사회로부터 외면 받을 뿐만 아니라, 자체의 활기와 동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성향을 가진 조직을 말한다. 따라서 오늘날 죽어가는 것은 ‘종교’로서의 교회이며, 기독교는 이제 ‘종교’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안은 ‘영성’이라고 말한다. 영성의 특징은 경험, 초월, 관계, 직관, 명상, 지혜, 내적 탐구와 같은 것으로, 이것은 기독교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영성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경험적 동력이라는 것이다. 이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깨달음’(각성)이라는 것이다. 각성(awakening)은 거룩한 지형 짜기이다. 새로운 깨달음, 내면의 변화, 우선순위, 헌신, 행위 등의 재배열을 의미한다. 

교리조항이 아니라 경험에 토대를 두는 믿음, 그리스도를 본받으려는 수행으로서의 실천적 행동, 공동체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소속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죽어가는 제도적 종교로서의 교회의 관습과 전통을 대신하는 새로운 각성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저자의 분석은 커다란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기독교의 시대는 갔다고, 교회와 교인들에게서는 영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낙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소명과 결단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각성할 때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내년도 목회계획을 세울 때 ‘회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본질을 회복하는 목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는 분명 위기이지만, 위기는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모이는 교회’를 강조했던 한국교회가 이제는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삶을 회복할 때이다. 흩어지기 위해서 모이는 것이며, 모여서 받은 은혜로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삶을 살아내도록 해야 한다.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의 조화가 필요한 때이다.

권종철 목사(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