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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공동체의 생존력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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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8월 29일 (일) 23:59:59 [조회수 : 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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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대통령이 자동차 4대에 돈을 가득 싣고 달아났다는 이야기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시대의 아이러니가 되었다. 비행기에 빽빽이 앉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생존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 눈빛을 보면서, 탈출하기 위해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대통령이었던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여러 가지 사건을 경험한다. 전 세계의 시간을 멈춰놓은 펜데믹의 상황,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점령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거나, 갑작스러운 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 환경적 재난 등 어려움에 놓여 있는 타인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난처한 상황을 볼 때 우리는 그들의 상황에 함께 아파하며,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때 다른 외적 보상을 바라지 않고 타인을 이롭게 하려는 자발적인 행동을 이타주의 혹은 이타적 행동이라 부른다.

국민을 버리고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도망치는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 심지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 오랫동안 이타적 행동의 유발 기제로 설명되어 온 개념은 공감이다. 개인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게 되면 타인을 도우려는 이타 행동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두 살 반쯤 되면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우는 친구에게 자신의 장난감을 주며 달랠 줄 알게 된다. 이러한 공감적 행동은 부모들의 가르침에 의해 강화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은 심리적 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삶 가운데 충족해야 하는 다섯 가지 심리-사회적 욕구를 제안하는데, 존중의 욕구, 관계의 욕구, 유능의 욕구, 자율의 욕구, 배움의 욕구가 그것이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부터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있는지,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구와 가족이 있는지, 내가 수행한 과업을 가치 있고 의미 있었다고 인정해 주는지, 이 질문에 대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공감적 사회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공감적 사회의 확장은 반사회적 행동을 감소시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타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기적인 사람이 이득을 더 많이 취하면 이기적인 행동이 이타적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이타적인 공동체가 이기적인 공동체보다 전쟁이나 혹독한 환경에서 더 잘 생존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양극화 속에서도 사회는 여전히 이타적 인간을 선택하고자 하는 속성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타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터넷 공간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이타적 인간을 발견할 수 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린 사람을 돕는다거나 정의적 행동에 함께 참여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고, 사회적 배제라는 가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모아주는 일도 늘고 있다. 그렇기에 욕망에 따른 이기심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타적 대안을 찾고 그것을 제도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좋은 공감적 관계는 따뜻하고 명확한 언어로부터 출발한다.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고 감정의 막대기를 휘두르지 않으며 격려하고 기다려주는 대화에서 발전해나간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타인의 마음을 곱씹어보며,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과의 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두터운 믿음의 관계를 형성한다. 전쟁과 같은 세상에서 믿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당신의 곁에도 그러한 사람이 머물기를 바란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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