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는 꿈> 최진영 지음, 현대문학, 2021

오늘날 ‘나’가 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진단해보자면 계몽의 시기를 지나면서 나타난 과학주의로 인하여 자아, 행복, 꿈과 같이 입증이 불가능하고 관찰 불가능한 내용은 교육의 주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따라서 학생이 자신의 자아나 행복에 대해서 탐구하기 보다는 입시 위주로 과학적 사실을 중심으로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정작 자기 자신은 누구이고 또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흔히 현대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알려져 있다. 

최진영 작가의 ‘내가 되는 꿈’이라는 책은 그런 점에서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자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어른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말로는 어른이 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가 되는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생기게 된다. 

사실상 최진영 작가가 자신의 책 속에서 모든 것을 하지는 않는다. 나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그 안에 비현실을 담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삶과 세상에 요구되는 삶의 모순 속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사회와 가정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것으로 나온다. 특히나 이 책의 장점은 작가가 풀어내고 있는 대화 스타일이 꽤나 담담하다는 사실이다. 역경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이미지는 파도가 치는 바다라고 한다면 이 책의 분위기는 파도 하나 없는 잔잔한 호수와 같다. 

“어른은 마음대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른이라고 다 마음대로 하지는 않는다.” 라는 말 속에서 어른의 의미가 언제나 나 자신을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 ‘나 자신’이 되는가? 그것은 때로 고통을 수반한다. 언제나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꾸면서 설령 자신의 현실이 지옥과도 같은 곳일지 하더라도 새로운 현실을 꿈꾸는 것이다. 실제로 책에서는 계속해서 ‘꿈’에 대한 상징이 나오고 있다.

‘내가 되는 꿈’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엄마의 어둠에서 나를 지우니 어둠은 그저 어둠이 되었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미묘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미묘한 느낌이 대부분의 부모 자녀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또한 시간과 공간에 의해 규정되어 살아가기 때문에 항상 타인을 고려해야 하고, 사회적 위치와 관계를 생각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자 하는 걸음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경우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