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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의 어머니 동이가 좋아한 떡볶이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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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8월 11일 (수) 11:27:35 [조회수 :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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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뉴욕생활을 시작할 때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타국생활의 고달픔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이 하나 있다면 ‘동이’라는 드라마였다. 한효주가 주인공 ‘동이’ 역할로 나왔던 이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그 당시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드라마 CD를 1달러에 대여해서 가족들과 함께 봤었다. 갑자기 동이 드라마 이야기를 한 이유가 있다. 오늘 주제가 떡볶이인데 영조의 어머니이며 숙종의 후궁이었던 숙빈 최씨가 즐겨 먹었던 음식이 바로 떡볶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간식인 떡볶이는 궁중요리에서 발전했다. 궁중 음식이 명문 양반가로 전해졌다가 현재는 대표적인 한국의 거리음식으로 진화했다. 떡볶이라는 한글 명칭은 19세기말 요리책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나온다. 시의전서에서는 떡볶이를 흰 가래떡과 등심, 참기름, 간장, 파, 버섯 등을 함께 볶아 만들던 고급스럽고 영양가 높은 궁중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시의전서는 양반집 조리서이고 궁증문헌으로는 18세기 중엽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떡산적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떡산적이 떡볶이의 원형이다, 떡 산적은 가래떡을 고기 및 버섯, 야채 등과 함께 간장에 볶아 먹는 형식이다. 지금과 같은 고추장 떡볶이가 나오기 전에도 서울에서는 떡 산적과 같은 떡볶이를 먹었다.

승정원일기를 보면 영조 27년(1751년) 윤5월 2일 임금과 신하가 나눈 대화를 적은 기록에 “어머니께서 절편과 떡볶이를 좋아하셨는데 치아가 좋지 않아 잘 드시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다. 영조가 어머니라고 했으면 숙빈 최씨를 일컫는 말이다. 무수리 출신으로 숙종의 은총을 받아 영조를 낳은 궁녀, 드라마 ‘동의’의 주인공 동이가 숙빈 최씨다. 영조의 어머니인 동이, 숙빈 최씨가 즐겨 먹었다는 떡볶이는 떡산적을 말한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2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평양의 생활실태조사라는 문헌에도 떡볶이가 보인다. 흰떡, 쇠고기, 파, 미나리, 목이버섯, 석이버섯, 계란, 잣, 참기름, 간장 등으로 요리한다고 했는데 음식의 종류는 산적의 일종인 떡 산적으로 분류해 놓았다. 

1960년 경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떡볶이는 여전히 간장양념으로 만들어진 궁중떡볶이였다. 현대의 고추장 떡볶이는 1953년 지금은 고인이 된 마복림 할머니 손에서 탄생했다. 1953년 전쟁 피난살이에 먹고살기 힘들던 시절, 마복림 할머니는 집안의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개업한 중국음식점을 찾아갔다.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던 마복림 할머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중국 요리에 손을 대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개업식 떡을 먹다가 실수로 자장면 그릇에 떡을 빠뜨리게 된다. 생각보다 춘장이 묻은 떡이 맛이 좋았던 마복림 할머니는 비싼 춘장 대신 고추장을 이용해 ‘고추장’떡볶이를 만들어 낸다. 이날의 실수가 현대의 고추장 떡볶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고추장 떡볶이가 국민간식으로 대중화되던 시기는 1970년대 무렵이다. 70년대 신당동 지역의 떡볶이집 DJ가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가 대중화되었다. 당시 DJ는 어린 소녀들에게 아이돌같은 우상이었다. 더불어 70년대 정부에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가루 장려 운동’을 펼치고 이때부터 밀가루로 만든 떡볶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쌀이 아닌 밀가루로 만들었기에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떡볶이에 어묵이 들어간 것은 아마도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어묵공장이 있었던 부산에 떡볶이가 알려지면서부터라고 추정이 된다. 이외에 계란, 라면, 치즈, 해산물 등이 추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떡볶이는 떡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각종 양념과 배합에 따라 맛의 차이가 무궁무진하게 달라진다. 굉장히 응용성이 좋은 음식이다. 그래서 라볶이, 국물떡볶이, 기름떡볶이, 간장떡볶이, 치즈떡볶이, 카레떡볶이, 짜장떡볶이, 까르보나라떡볶이, 로제떡볶이 등등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내 딸이 좋아하는 떡볶이는 매워서 나는 절대 먹지 못하는 엽떡(엽기떡복이)이다. 어떻게 그렇게 매운 것을 먹는지 참 신기하다.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는 초등학교 앞 트럭에서 파는 국물이 있는 밀가루떡볶이다. 어린 시절 맛있게 먹었던 추억의 떡복이 맛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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