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신순규 지음, 판미동

지난 7월, 신순규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이라는 두 번째 에세이 출간을 계기로 이루어진 한 언론 인터뷰기사에서 “혼란 속에서 스스로 견고해져야 한다” 저자의 메시지가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오게 되었다, 최근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견고함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오던 차에, 바로 구입해서 읽게 된 저자의 책은 나에게 작은 위안과 힘을 얻게 하였다.  

저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시력을 완전히 잃고, 열다섯 살에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에서 심리학을, MIT에서 경영학과 조직학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최초로 CFA(공인재무분석사)를 취득하고, 미국의 한 증권사에서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로 27년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그의 책에서 장애와 고난을 극복한 드라마틱한 내용에 감동하거나 큰 인상을 받았다기  보다는(사실 그런 내용도 많이 없을뿐더러) 그저 눈이 보이지 않는 불편한 장애의 삶을 살아갈 뿐, 우리와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의 삶 속에서 우리와 똑같이 겪게 되는 좌절과 절망, 아픔과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꿈틀대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희망과 기대, 위안과 회복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는 점이 오히려 내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었다. 

저자는 4부에 걸쳐 펜데믹 한가운데서 느낀 것들, 견고함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흔들리지 않기 위해 조심할 것들,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것들과 같은 주제로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을 풀어낸다. 언약, 상상력, 관점, 사랑, 행운, 감사, 꿋꿋함, 견고함, 동기부여, 자기사랑, 소신 수치심, 씁쓸함, 자유, 배려, 마음의 평안과 같은 33개의 키워드로 풀어낸 삶의 귀한 가치들을 통해 펜데믹과 같은 깜깜한 어둠 속,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은 위안과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 앞에 직면한 삶의 위기와 고난 앞에 저자는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온 인생, 나머지는 다 배경음악으로 여기며 살라고 이야기한다. 베푼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큰 삶을 살아왔기에 삶의 위기와 고난, 상처와 아픔이라는 삶의 배경음악 속에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견고한 삶’이란 무조건 견디는 것, 강인하고 단단한 것만이 아니라 꾸준하면서 유연성 있는 삶도 포함한다는 것.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 상황을 거부하기 쉽지 않지만, ‘사람은 변한다’는 믿음으로 견고한 삶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세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우리의 일상을 더욱 두렵게 만들고 있다. 이럴 때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이 위로받고 싶고, 힐링이 얻고 싶은 때이기도 하다. 책 한 권의 위로와 힐링으로 이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면 또 하나의 좋은 피서가 되지 않을까?

박세훈 목사(해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