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토트의 설교>, 존 스토트 저, IVP

설교자, 영광스러운 직책이다. 하늘의 소리를 듣고, 땅에 풀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광의 무게를 짊어지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소리를 세밀하게 들어야 하고, 이를 세상에 적실하게 풀어내야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사람들에게 유익이 될 수 있을까? <존 스토트의 설교>는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길이 되어주는 책이다.

존 스토트는 당시 설교자가 직면한 세 가지 도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권위에 대한 불신하는 사람들, 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변화된 청중의 상황, 진리를 의심하는 분위기 속에 자신감을 상실한 설교자의 마음이다. 당시의 이야기지만, 현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그렇다고 설교를 포기할 수 있는가?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그 분의 뜻을 전하는 설교자들도 설교해야만 한다. 설교자는 이 일로 부름을 받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설교에 대한 도전들은 다양해질 수 있다. 이 때 설교자의 선택은 설교를 포기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러한 도전 앞에 어떻게 온전한 설교자로 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어떻게 온전한 설교자로 설 수 있을까? 존 스토트가 전하는 설교자의 모습은 확신과 균형, 연구이다. 그는 설교에 있어 방법론이나 기술보다 신학적 확신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과 성경의 권위, 교회와 목회직, 설교에 대한 복음주의 신학전통 아래에서 확신을 가질 것을 권했다.

그는 설교의 균형감에 관해 다리 놓기로 설명했다. 설교는 성경 본문을 잘 해석하고, 이를 현대 세계와 잘 연결하여, 성경의 세계와 현대의 세계에 다리를 놓는 사건이다. 진리를 희생하지 않고, 시대적 적실성을 무시하지 않는 균형감이 필요하다. 그는 모든 상황 속에 영원한 답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설교함과 동시에 시대에 적절한 개인, 가정, 교회, 사회의 구체적인 윤리도 선포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설교자에게 끊임없이 연구하는 삶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성경연구 뿐만 아니라 현대세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고대의 본문과 현재의 상황, 성경과 문화, 말씀과 세상이라는 양편을 연구하는 삶을 위해 절제하며, 연구하는 습관을 체화시킬 것을 권면했다. 

존 스토트는 설교에 대한 설교자의 태도뿐만 아니라 설교자로서의 자세와 덕목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정직과 진정성, 용기와 겸손이었다. 설교단에서는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야 하고, 강단 밖에서는 설교한 내용대로 살려는 정직을 위한 분투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자신이 하는 말에 자신을 담는 일이 필요하다. 이성적인 가르침과 감성적인 호소는 듣는 이를 믿음과 순종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용기는 하나님께 매인 자로 살려는 자가 품어야 할 덕목이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떠나 하나님 앞에서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용기가 지나쳐 교만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용기에 겸손을 더하는 삶이 필요하다. <존 스토트의 설교>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하나였다. ‘설교자는 하나님께 매여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구나.
 
현대 설교학은 설교를 기술적인 문제로 자주 접근했다. 그러나 고전적 설교학은 기술보다는 설교자 됨에 더 관심이 많았다. 존 스토트는 설교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그 이전에 설교자 됨에 대해서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설교란 기술이기 이전에 하나님 앞에서 살아온 한 사람의 삶에서 흘러나와야 하는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설교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설교자의 삶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삶이어야 할까?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다. 현재적으로 구현되는 영성의 삶이다. 
성경과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세미한 소리를 듣는 사람은 확신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품고 사는 사람은 성경과 함께, 세상에 관해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아는 사람은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정직과 진정성, 용기와 겸손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다. 그것을 떠나서 어찌 정직할 수 있으며, 설교에 자신을 담을 수 있으며, 용기 있을 수 있으며, 겸손할 수 있을까? 이는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삶에서 흘러나오는 향취이다. 

온전한 설교자, 참된 설교자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설교를 위한 적절한 방법론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분투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삶은 글과 말의 원류이기 때문이다. 원류를 깨끗하게, 풍성하게 하는 것이 순전한 설교의 변함없는 비결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