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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의 냥이들
황은경  |  hallofreu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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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7월 20일 (화) 22:46:31 [조회수 : 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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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이 집냥이가 되어 함께 지낸지 어언 5년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격으로 그동안 수많은 고양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사라졌다. 그렇게 반복적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지난 달 이웃집으로부터 거친 항의가 들어왔다. 그동안 잘 지내왔던 이웃이 난데없이 고양이 때문에 살 수 없다는 폭언 아닌 폭언을 퍼 부은 것이다. 한 이웃은 문자로, 한 이웃은 전화로 말이다. 더 나아가 한 날은 공무원 둘이 찾아왔다. 이웃으로부터 민원이 들어와서 결과 보고를 위해 직접 찾아왔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나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공무원이나 서로에게 해결책은 없었다. 그저 서로가 피해를 주지 않을 선에서 서로 조심하자는 의견만 주고 받았다. 

이웃의 민원 접수 이후 냥이들의 거처가 마당에서 비닐하우스 입구로 옮겨졌다. 여름은 덥지 말라고 겨울은 춥지 말라고 거처를 마련한 곳을 깨끗이 비웠다. 박스와 스티로폼, 깔개 등 냥이들과 관계된 것들은 모두 걷어치워 쓰레기봉투에 담기도 하고 태우기도 했다. 토요일과 주일 이틀에 걸쳐 종일 정리를 하였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내가 자신들의 거처를 치우자 냥이들의 반응이 마치 천재지변을 당한 표정들이다. 끼리끼리 모여 있던 녀석들이 한 곳에 모이더니 나의 손놀림에 우왕좌왕 불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간혹 오지랖 넓은 오월이가 내 앞에서 장난을 치다가 나의 격앙된 목소리에 이게 아닌가 싶은 표정으로 멍하니 나를 쳐다보았다.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어쩌겠는가. 사람이 살고보는게 우선이지 않느냐는 이웃의 항변에 마당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비닐하우스 올라가는 옆에 닭장이 있는데 닭장 뒤를 여차저차 손을 봐서 냥이들의 주요 거처로 만들었다. 내리쬐는 해를 피하고, 들이치는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차양막과 문발을 쳐서 잠도 자고 밥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었다. 참 다행인 것은 냥이들의 적응력이다. 자신들의 본거지가 아니어서 처음 하루 이틀은 쭈뼛쭈뼛하며 조심스럽더니만 삼시 세끼를 굶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나의 목소리와 밥그릇 부딪히는 소리에 쪼로록 달려와 흡입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배회하는 냥이도 있긴 하다. 마당에 있을 때 볼 때마다 사료를 챙겨주었는데 나의 눈 밖으로 밀려나니 하루 딱 두 번만 배식을 하게 되었다. 

거처를 옮겨도 냥이들의 생존본능은 여전하고, 생식본능도 변함은 없다. 봄과 여름 사이에 태어난 냥이들이 거의 스무 마리 가까웠다. 순간 아찔했다. 지금 있는 냥이로도 이웃은 스트레스를 받는데 태어난 자묘들이 모두 성묘가 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한 항의가 빗발칠 것이 분명하다. 한 이웃은 개를 풀어놓겠다는 엄포까지 놓았던 터였다. 그러나 나의 기우였다. 그간 나의 눈에 띄어 정을 붙였던 자묘들이 하나둘씩 하루 이틀 사이로 쓰러져갔다. 거의 스무 마리의 어린 생명들이 뜨거운 여름 아래 야위어가며 파리떼의 습격을 받아 사라지고 있다. 엄청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잘 먹어 “너는 잘 크겠구나” 했던 냥이조차 안타깝게도 구름다리를 건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냥이들은 현재에 충실하다. 본인들에게 일어난 어려운 여파가 있었음에도 슬픔은 잠깐이나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신념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5년의 정을 어찌 단박에 끊을 수 있겠는가. 그 모습이 기특하여 눈에서는 살짝 벗어났으나 마음만은 여전히 동일하게 보내고 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유난히 더 다가와서 몸을 부빈다. 최고의 애정표현이다. 이 맛에 냥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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