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 

<안식>, 미르바 던 지음, 전의우 옮김, Ivp
  
죽을 것만 같아서,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면 제 명에 살 수 없을 것 같아 사직서를 냈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새벽 출근, 늦은 밤 퇴근, 연일 계속되는 밤샘 업무에, 실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과 스트레스로 더 이상 내 몸이 버텨내지 못할 것 같아 그만두어야했다는 그 사람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과중한 택배업무로 인해 과로사 하는 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식사시간은 커녕, 쉴 시간, 잠 잘 시간조차 부족한 그들에게 일상이란 그저 노동의 연속일 뿐이었다. 

숨 가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안식이다. 휴식이며 쉼이 필요하다.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 휴식과 쉼을 넘어 그리스도인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안식으로 다가오며 필요하다. 

성경은 우리에게 율법의 계명으로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안식’의 저자 미르바 던은 우리가 안식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우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지키는 안식일, 우리를 지키는 안식일...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기독교인들에게 지키는 안식일은 그저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교인의 의미를 감당하는 것으로, 그저 주일성수의 개념으로 이해되어 진다. 그러나 우리를 지키는 안식일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준다. ‘안식’의 저자 미르바 던은 그 의미를 네 가지로 설명한다. ‘그침(ceasing), 쉼(resting), 받아들임(embracing), 향연(feasting).’

유대인들은 미드라쉬를 통해 성경의 본문의 내용과 행간에 담긴 새로운 의미를 찾아간다. 이는 문자적 해석에 함몰된 우리에게 성경이 주는 다양한 메시지와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대인 미르바 던이 던져주는 안식의 의미는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안식일에서 우리를 지키는 안식일은 우리의 일과를 멈추고, 근심과 걱정을 멈추며, 하나님이 되려는 우리의 노력과 욕심과 과욕에서 우리를 멈추게 한다.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쉼을 넘어 정서적인 쉼, 지적인 쉼, 영적인 쉼을 얻게 한다. 안식은 개인의 안식을 넘어 공동체의 가치를 받아들이게 하며, 공간을 넘어 시간을 받아들이게 하고, 우리의 요구를 넘어 우리의 소명을 받아들이게 한다. 그리고 우리를 지키는 안식은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향연이며 축제가 된다.  

이 책은 성취만을 추구하기에 이제는 자신의 가장 깊은 열망을 이해하고 침묵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메마르고 공허하며 형식적인 예배에 식상했으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배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받아 세상을 변화시키고 안식일의 치유자가 되어 하나님의 도구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안식이 필요한 모든 이들을 향한 헌사로 시작된다.

우리의 안식일 지키기는 신나는 대모험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처럼 하나님이 마련하신 안식일의 향연을 마음껏 누리며 일상에 지친 우리 모두가 새롭게 리트릿하길 소망해 본다. 

 박세훈 목사(해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