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내면의 선진국
김화순  |  givy4u@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1년 07월 05일 (월) 01:02:20
최종편집 : 2021년 07월 05일 (월) 01:09:37 [조회수 : 363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승격시켰다. 한국이 UNCTAD에 가입한 지 56년 만으로 1964년 기구가 설립된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올라선 것은 한국이 최초라고 한다. 이로써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국이 속해 있던 선진국 그룹은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32개국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GDP 규모로는 세계 10위권에 올라 있는 경제 대국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는 서유럽 국가들의 의료체계나 보건 시스템과 비교해서도 탁월함을 드러냈다. 교육 수준이나, 의료 수준, 평균 수명 등을 통해서도 국가적 지위나 위상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임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2018~2020년 평균 국가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149개국 중 62위, OECD 37개국 중 35위에 해당한다.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적 지위와 위상을 얻고 여러 면에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수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행복의 개념은 쉽게 상승하고 있지 않다. 행복의 개념이 지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국가적, 사회적 제도의 보완이 시급한 시점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고, 교사들이 일반 직장인보다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자료들이 공개되는가 하면, 우울증을 호소하는 20대가 많아지면서 우울증과 심리 관련 서적은 연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가 사람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며 사람을 수단과 도구로만 인식하는 현실 때문임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부와 성공이 최고의 사회적 가치로 부상하면서 우리 사회는 '슈드비 콤플렉스(Should Be Complex)'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드비 콤플렉스는 카렌 호나이(Karen Horney, 1885-1952)라는 독일의 정신분석학자가 정립한 개념으로, 반드시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개념이 삶의 중심에 자리하게 되면 일상과 업무, 개인적·사회적 관계망 등에서 스트레스가 생기며 이러한 장애가 신경증적 경향의 틀을 형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슈드비 콤플렉스는 자기가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언제나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상태로, 상대적으로 사회적 기대치가 높은 직업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칭찬이나 인정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생산적으로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강박감, 남보다 뒤처질 것 같아 끊임없이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는 삶의 방식은 행복지수를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된다. 행복이란 물질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행복은 개인의 가치관, 개인적 목표의 성취라는 측면과 함께 사회발전을 통한 국민의 행복달성이라는 국가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적 사고에서 한걸음 물러나 자신에게 관대하고 여유롭게 대할 때에 행복감은 서서히, 소리 없이 내면에 스며들게 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내면의 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들리는가? 다시는 강박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외침이? 자유를 향한 내면의 소리에 경청할 때 내일과 함께 행복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을 때가 있다. 다시 도약하고 싶다면 반드시 한 템포 쉬어가야 한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김화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0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