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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2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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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6월 17일 (목) 23:37:36
최종편집 : 2021년 07월 03일 (토) 00:17:46 [조회수 : 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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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공군으로, 직업군인이셨던 아버지 덕분에 비행장 부근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비행기 정비소 이마에 간판 대신 적혀있던,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라고 가로로 쓰여 있던 큼직한 표어가 깊이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어느 날, 비행기 정비소 앞을 지나치는데 아버지께서 눈을 맞추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힘들 때가 많이 있을 거야. 그럴수록 비행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도 저렇게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면서 살아 내야 한단다.”

그날따라 아버지의 어깨가 무척 무거워보였고, 지쳐보였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다 이해하지 못했던, 군인의 딸은 얼른커서,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6월은 저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세상의 아버지들을 생각하게 하는 달입니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아버지들이 있습니다. 최근 학계는 물론이고 사회가 ‘아버지’ 또는 ‘아버지다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자존감이나 사회성에 끼치는 아주 특별한 영향이 바로 ‘아버지’에게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심리학자 빌러(Henry B. Biller) 박사는 아버지와의 관계 경험은 자녀들의 주도성과 공감 능력은 물론, 신체건강과 정서 안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녀양육 과정에서 아버지가 양적으로 혹은 질적으로 얼마나 많이 참여를 하고, 또 얼마나 많은 교감을 나누는가가 자녀의 인성발달에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험난한 세상에서 온전히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자존감은 물론,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힘이나 자신을 통제하는 특별한 의지력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의 근원은 아버지라는 존재로부터 얻는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신앙의 힘도 아버지에게서 나옵니다. 이에 더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삶의 만족도가 높은 여성들의 공통점은 아버지와의 높은 친밀감이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은 정도의 차이를 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합니다. 아버지로 산다는 것, 아버지의 역할은 시대를 따라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가족을 책임지고, 생계를 부양하는 가장의 책무는 여전하면서 자녀의 양육까지 분담해야 하는 아버지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습니다. 

좋은 아버지의 역할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살아오느라 지치고 힘든 스스로를 돌아보고, 여기까지 잘 살아 낸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특히, 60대 전후의 아버지들은 그 어떤 아버지도, 좋은 아버지에 대한 롤 모델을 보지 못한 채 성장한 세대입니다.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그들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대개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을 감당하는 것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여기고, 힘들다, 어렵다, 한마디 못하고, 성실히 맡은 일에 열심을 다하고 살아 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겹고, 버거운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일정기간 아버지의 마음에 대한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잔소리나 공격으로 잘못 이해하기도 합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자녀도 완벽한 부모 아래에서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부족하고 미성숙한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자녀의 단점도, 부모의 잔소리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때는 결혼해서 스스로 자식을 품에 안고, 키워보는 체험을 할때야 비로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아버지는 가족을 지키고, 특히 자녀의 인생에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주는 존재입니다. 

자신을 믿고 인생을 걸어온 아내와 자신의 능력에 생사가 걸린 자녀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고 두려움에 휩싸였던 시간들도 많았을 터인데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 지금 여기까지 잘 버텨온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응원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앞을 지날 때마다 아버지의 지친 어깨 위에 흐르던 사랑의 마음이 이제 마음의 유산이 되어 흐릅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박효숙목사 / 청암 크리스챤아카데미 . 목회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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