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못자리 강화(江華)  
강화의 영성을 이어갈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을 기대하며

                         김경식 목사(강화소망교회 원로목사)

금년 4월29일에 강화 기독교역사에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강화 기독교인의 숙원사업이었던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 기공식이 열린 것이다.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은 강화읍 용정리 산97-3번지 일원에 연면적 500평(지상2층)으로 설계되었고 사업비는 강화군 지원 포함 약100억원에 이르며 금년 내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과거 없는 현재가 없고, 현재 없는 미래가 없다. 이에 본인은 강화도에 첫 번째 교회가 세워진 이후 128년의 강화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고 우리의 믿음을 점검하며 강화도의 신앙유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째, 강화 복음의 시작

1. 토마스 선교사
 조선이라는 나라를 알게되어 선교를 목적으로 1865년에 다녀갔으며(강화 교동도 포함) 1866년에는 미국상선 “제너럴셔먼호”를 타고와서 대동강을 통해 평양에 들어가려다가 배가 좌초되었고 박춘권의 칼에 맞아 순교하면서 한문성경 한권을 그에게 전한 것이 씨앗이 되어 복음이 조선땅에 뿌려졌다. 그날이 1866년 9월 5일인데 당시26세였던 토마스에 대한 이야기는 ‘토마스 기념가’로 남아있다.

2. 아펜젤러 선교사
1885년 4월5일 부활절 주일에 미국인 아펜젤러 부부가 조선땅에 왔으며 배재학당을 설립하고, 1887년에는 최초의 감리교회인 정동교회를 설립하였고, 인천 내리교회도 설립하였다.

3. 존스 선교사
미국인으로 1887년 9월에 내한하여 1892년 인천지방 감리사가 되었고 인천과 강화 등에서 선교를 시작하였다.
특히 1893년에는 강화 양사면에 와서 이승환과 노모에게 선상에서 세례를 베풀었고 (선상 세례라고 부르며, 이승환의 어머니를 강화의 겨자씨라고 부름) 강화읍에 와서는 잠두교회(現 중앙교회)와 잠두의숙(現합일초등학교)등을 설립 하였다.

둘째, 강화의 영성(靈性)

1. 단군과 참성단(塹城壇)
강화는 지리적으로 한국의 중심에 있으며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에 마리산이 있다.(지금은 마니산으로 통용되지만 원래는 머리를 뜻하는 마리산으로 불렸다) 단군은 일찍이 마리산에 참성단을 쌓고 제사를 지냈는데, 마리산은 강화 기독교인에게 마치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서 제사 드린 것과 같은 의미로 남아있다.

2. 마리산 부흥회
1915년에는 강화내리교회 정윤화(丁允和)권사가 중심이 되어 마리산부흥회가 열렸으며 오순절의 역사가 강하게 나타났다.

3. 기도의 집 성모관(聖慕館)건축
1950년대 김은용 장로와 신흥균 장로가 중심이 되어 마리산 제2봉에 화강암으로 2층 기도원을 건축하고 ‘조국통일’, ‘세계평화’를 주제로 기도하며 강화에 부흥운동을 일으켰다.

4. 박재봉 목사 부흥회
1960년8월에는 마리산에서 부흥회를 하였는데 600명 이상이 모여 큰 은혜를 받았다.

5. 마리산기도원 건축
1975년도에는 마리산에 기도원을 건축 하였으며 매년 여름에는 부흥회를 하였고 각 교회에서는 천막을 치고 취식 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이런 연유에서 강화 사람들은 마리산을 성산(聖山)이라 부른다.

셋째, 강화 교인들의 신앙

1. 복음적 신앙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신앙이다.
강화읍 잠두교회 김씨부인은 성경을 읽다가 종을 두는 것이 죄인 줄 깨닫고 종 문서를 불사르고 그를 해방해주었다.

2. 민족적 호국 신앙
강화 사람들은 몽고의 침략으로 고려조가 39년간 강화에 천도했던 일이나,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양호 사건 등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 자존감이 강하고 호국적인 기질을 가지게 되었다.
3.1운동 때에도 전국에서 지역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기독교인들이었다. 특히 결사대장 유봉진(劉鳳鎭) 권사 등은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고, 강화 진위대장(鎭衛隊長)이었던 이동휘(李東輝) 권사는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후에 민족계몽을 위하여 보창학교(普昌學校)를 설립하여 민족운동에 앞장섰으며 훗날 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하였다.

3. 자립신앙
역사적으로 강화도민들은 자립심이 매우 강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고립된 채로 전쟁 및 항쟁을 치른 경험이 강화의 정신적 유산이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강화 기독교인들은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세우며 전도인들의 생활비를 부담하는 일을 하였다. 자립심은 뛰어난 생명력을 보였고 이를 통해 오늘날 강화의 신앙적 유산을 남기게 된 것이다.

4. 개명(改名)이 보여주는 당당한 신앙
세례가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듯이 강화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가 되었음을 확증하기 위하여 이름자의 끝자를 고쳐 개명을 하였는데 박능일, 권신일, 정천일, 주선일 등  60여명이 ‘일(一)자’로 개명을 하였고 교동교회에서는 방족신, 안낙신, 황한신 등이 믿을 신(信)자를 넣어 개명하였다. 강화 기독교인들은 예수 믿는 것을 당당하게 생각하는 담대한 신앙의 전통이 있었다. 또한 그들은 ‘검정개’라고 조롱을 받으면서도 ‘검정옷’을 입고 다녔다.

나오는 말,

강화도의 열매

현재 강화 감리교회는 4개 지방회에 128교회가 있으며 같은 해 1893년에 강화선교가 시작된 성공회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당이 분포되어 있다.

강화는 감리교회의 못자리로 불릴 만큼 수많은 목회자를 배출하였다 대표적으로 감독을 지낸 이로 김종우, 신경하, 고용봉, 정희수(미국), 고신일, 김승현 목사 등이 있고 감신대 총장을 지낸 김진두 목사가 있다 성공회에서는 김성수 前대주교가 있다.
올해 2021년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이 기공예배를 드리고 금년에 준공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신앙의 못자리’로 표현되는 강화의 영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두들겨 맞을수록 강해지는 쇠처럼, 연단과 시련, 그리고 당당함이 오늘 강화의 신앙 전통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고 이를 잘 보전하고 가르치기 위하여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을 세우게 된 것이다.
 
끝으로 본인이 강화의 역사기념관의 집필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영육의 강건함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중책을 맡은 최훈철 목사(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와 오랫동안 기념관 건립을 위해 애써주신 이춘수 원로목사(고문) 및 실무를 진행하는 교계 및 강화군 관계자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를 전한다.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  베드로전서 1장 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