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에 위치한 아를은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했던 곳이다. 파리에서 고흐가 그렸던 그림들은 전부 잿빛인데 반해 아를에서 그린 그림들은 하나같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빛의 향연일 정도로 서정적인 풍광을 지닌 곳이다. 고흐는 아를에서 1888년 2월부터 약 15개월간 300점이 넘는 그림들을 그렸다고 하니 가히 고흐의 마을이라 할 만하다.

▲ 하늘에서 바라본 아를

▲ 아를 기차역

원래 고흐는 네덜란드에서 출생했다. 그는 브뤼셀, 헤이그, 파리 등에서 활동을 했지만 대도시에 염증을 느끼고 남부의 따스한 햇빛을 찾아 아를에 왔는데, 아를은 고흐를 거의 완성시킨 도시라 해도 무방하다. 그는 이곳에서 완성한 수많은 작품들 속에 아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 고흐 작, 까페 테라스 밤 풍경과 실사진

▲ 고흐 작 에스파스 정원과 실사진

아를역에서 내려 5분 정도만 걸으면 론 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아를에는 거리의 악사도 많고 시청 주위 광장에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도시 전체에 음악이 흐르고 음악을 따라 고흐의 흔적을 좇다 보면 예술적 감흥에 휩싸인다. 하지만 예술적 풍경과 더불어 도시 전반에 흐르는 역사적인 흔적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 고흐 작,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 고흐 작,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실사진

풍요로운 론 강에 위치한 아를은 기원전 1세기 로마의 갈리아 원정의 요충지였다. 그 때문에 원형 경기장, 고대 극장, 지하광장 등 당시 로마인들이 남긴 유산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4세기 말에는 갈리아의 주도가 되어 대주교구와 공의회가 설치될 정도로 번성했으나 점차 중심에서 밀려난다.

▲ 아를의 로마시대 대중목욕탕

▲ 아를 원형경기장

아를과 인근의 님은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건설된 도시로 로마의 유적이 아를보다 훨씬 더 많이 남아 있고 보존 상태도 좋아 ‘프랑스의 로마’라고 불린다. 대부분의 로마 유적들이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파괴되었지만 이곳의 유적들은 잘 보존되어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인 매력의 프로방스에서 다소 이국적이고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 님 아레나1

▲ 님 아레나2

대표적인 로마 유적으로 원형 경기장인 아레나, 고대 신전인 메종 카레, 그리고 로마 수도교인 가르 교가 있다. 님의 아레나는 현재 남아 있는 아레나 중 보존 상태가 좋아 역사적 가치가 있다. 메종 카레 또한 가장 보존이 잘된 로마 신전으로 ‘장방형의 저택’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르교 또한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로마인들의 건축기술을 잘 보여준다.

▲ 메종 카레1

▲ 메종 카레2

로마시대의 유적인 풍부한 쌍둥이 도시 님과 아를은 프로방스의 오랜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로마 황제의 권력과 대제국 로마의 꿈이 담긴 유적지와 근, 현대의 프랑스가 가장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님과 아를은 남부 프랑스의 진정한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남프랑스를 방문한다면 이 두 도시를 방문하여 고흐와 지나간 역사의 정취를 느껴보면 어떨까?

▲ 가르 수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