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절)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사자 앞에 섰고 사단은 그의 우편에 서서 그를 대적하는 것을 여호와께서 내게 보이시니라”
▶ 스가랴가 본 네 번째 묵시에는 ‘여호와의 사자’, ‘대제사장 여호수아’, ‘예언자 스가랴’와 ‘여호와 하나님’, 그리고 ‘사단’이 등장한다. 이 예언을 전하는 스가랴에게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 모든 묵시를 보여주고 계신다. ‘여호와의 사자’는 심판과 구원의 권세를 위임받으신 메시아(그리스도)다. 앞서 등장했던 ‘홍마를 타고 골짜기 속 화석류나무 사이에 서신 이’, ‘척량 줄을 손에 잡으신 이’와 같은 분이시다. 네 번째 묵시의 주인공인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스룹바벨과 더불어 성전재건의 책임을 위임받은 지도자 중에 한 사람이다.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사자 앞에 섰고’ 대제사장 여호수아를 앞서 보내신다. 예수그리스도께서 오시기전에 세례요한(제사장 사가랴의 아들)을 그 앞에 보내셔서 주의 길을 예비하게 하심을 예표하고 있다. ‘사단은 그의 우편에 서서 그를 대적하는 것을’ 사단은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훼방하고 대적한다.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질 때 동시에 ‘대적자(고발자, 참소자, 거짓의 영)’ 사단의 영적인 방해가 있다는 사실을 증거 한다. 눈앞에 현실을 넘어 그 이면에서 벌어지는 영적전쟁을 보는 안목이 요구된다.
② (2절)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사단아 여호와가 너를 책망하노라 예루살렘을 택한 여호와가 너를 책망하노라 이는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가 아니냐 하실 때에”
▶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는 하나님의 진노에 의한 심판을 받고 바벨론포로에서 돌아온 불타버린 나무처럼 쓸모없게 된 이스라엘(예루살렘, 백성들)의 실존을 가리키는 은유다. ‘연기 나는 부지깽이(사7:4)’, ‘불붙은 가운데서 빼낸 나무 조각(암4:11)’처럼 하나님 앞에 연약한 인간의 실존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진노 중에도 긍휼로 건져내신 ‘그루터기(사6:14)’와 같이 남은 자들을 가리킨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무너진 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셔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긍휼이다.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와 같은 작고 미약한 자를 다시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권능이다. ‘이 쓸 때 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 지 난 알 수 없도다!’ 유능하고 완벽한 자가 아니라 작은 자를 들어서 큰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까닭은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하게 드러내시기 위함이다.(존 웨슬리의 별명 :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
▶ 여호와께서 사단을 책망하시고 멸하신다. 어거스틴의 통찰대로 ‘어둠은 빛의 부재(不在)다’ 어둠은 빛이 없음이다. 빛이 오면 어둠은 사라진다. 불평은 감사 없음이다. 감사하면 불평은 사라진다. 염려는 기도 없음이다. 기도하면 염려는 사라진다. 두려움은 믿음 없음이다. 믿음이 있으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다툼은 사랑 없음이다. 사랑하면 다툼은 사라진다. 사단과의 영적인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이다.
③ (3절~5절) “여호수아가 더러운 옷을 입고 천사(여호와의 사자) 앞에 섰는지라. 여호와께서 자기 앞에 선 자들에게 명하사 그 더러운 옷을 벗기라 하시고 또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 죄과를 제하여 버렸으니 네게 아름다운 옷을 입히리라 하시기로 내게 말하되 곧 정한 관을 그 머리에 씌우며 옷을 입히고 여호와의 사자는 곁에 섰더라”
▶ 대제사장의 ‘정결한 세마포 에봇’이 아니라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죄악으로 인해 더럽혀지고 찢겨진 모습이다. 여호와께서 천사들에게 명하사 새 옷을 갈아 입혀주신다. 하나님은 그 역할을 감당하기 합당하게 고치시고 변화시키셔서 사용하신다. 무엇으로 깨끗해지나? 회개하는 자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로 가능하다.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먼저 회개함으로 정결케 되어야 한다. 회개하는 깊이만큼 새롭게 되고 깨끗하게 되는 까닭이다. 성령 충만의 전제조건은 회개다. 회개할 때 성령이 임하시기 때문이다. ‘정한 관을 그 머리에 씌우며 옷을 입히고’ 하나님께서는 사명을 맡기실 때 일만 맡기지 않으시고 감당할 수 있는 힘과 권세를 함께 부어 주신다. (눅15:21) “아들이 가로되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하나 아버지는 종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여호와의 사자는 곁에 섰더라’ 스가랴는 여호와의 사자가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함께 계심을 통해 그에게 부여된 영적인 권위를 목도했다.
2.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역할과 사명
① (6절~7절) “여호와의 사자가 여호수아에게 증거 하여 가로되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만일 내 도를 준행하며 내 율례를 지키면 네가 내 집을 다스릴 것이요 내 뜰을 지킬 것이며 내가 또 너로 여기 섰는 자들 왕래케 하리라”
▶ 보내심을 받은 자의 권위는 보내신 분의 뜻대로 행하는 데 달려 있다. ‘네가 만일 내 도를 준행하며 내 율례를 지키면’ 주의 일을 맡은 사람이 지켜야할 삶의 원칙은 말씀대로 준행하는 것이다. ‘네가 내 집을 다스릴 것이요 내 뜰을 지킬 것이며’ 승리와 형통의 비결은 말씀대로 준행하는 것임을 동명이인 ‘여호수아’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셨다. (수1:7~8)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준행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특권이다. 준행하면 동행하신다. ‘또 너로 여기 섰는 자들 중에 왕래케 하리라’ 말씀대로 준행하는 자와 소통하시고 교류하신다. 힘과 지혜, 물질과 사람을 보내셔서 도와주신다. (수1:9)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② (8절) “대제사장 여호수아야 너와 네 앞에 앉은 네 동료들은 내 말을 들을 것이니라. 이들은 예표의 사람이라. 내가 내 종, 순을 나게 하리라”
▶ ‘너와 네 앞에 앉은 네 동료들은 내 말을 들을 것이니라’ 동료는 대제사장을 따르는 제사장들을 넘어 엘리야에게 남겨둔 칠천 명과 같은 ‘동역자(조력자)’를 가리킨다. ‘이들은 예표의 사람이라’ 하나님의 하시는 표적을 나타내기 위해 미리 예비하신 준비된 사람들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쓰임 받는 사람들이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아구까지 채우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순종했던 물 떠온 하인들과 같은 사람들이다. (요2:9)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말씀대로 순종했던 이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임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 “내가 내 종 순을 나게 하리라” 종과 순은 ‘고난 받는 종’이나 ‘여린 순’과 같이 하나님의 통치를 위임받은 메시아(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은유다. 하나님께서 심판과 구원의 권세를 위임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친히 보내시겠다는 언약이다. 순(히:체마흐)은 새로 돋는 싹과 여린 나뭇가지를 가리키는데 처음에는 보잘 것 없으나 장차 많은 열매를 맺는 울창한 나무가 될 것을 나타낸다.
③ (9절)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너 여호수아 앞에 세운 돌을 보라 한 돌에 일곱 눈이 있느니라. 내가 새길 것을 새기며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하리라.”
▶ (메시지성경) ‘내가 지금 여호수아 앞에 두는, 일곱 눈을 가진 돌을 유심히 보아라. 내가 그 위에 이런 문구를 새겨 넣을 것이다. <내가 이 땅의 모든 더러운 죄를 하루 만에 벗겨 주리라> 그때가 오면 서로 모두가 사이좋게 지낼 것이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친구처럼 친하게 지낼 것이다’ 본문의 ‘일곱 눈을 가진 돌’은 메시아(그리스도)를 가킨다. 모든 예언서의 초점은 메시아의 도래, 예수그리스도의 오심에 맞춰져 있다.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하리라’ 돌에 새기신 언약은 메시아(그리스도)가 행하실 구원역사다. 레위기16장과 23장에 기록된 대로 매년 ‘대속죄일(大贖罪日)’에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있는 법궤의 시은소에 피를 뿌려 이스라엘에 속한 모든 백성의 죄를 단번에 씻듯이 대제사장 되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위에서 죽으심으로 단번에 온 세상의 죄를 씻기시는 대속의 사건(총괄갱신, recapitulation by Irenaeus)을 미리 보여주는 예표다. (히7:26~27) ‘이러한 대제사장은 우리에게 합당하니 거룩하고 저가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저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니라’
④ (10절)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 날에 너희가 각각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로 서로 초대하리라 하셨느니라.”
▶ ‘그 날에’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준행함으로 마침내 메시아가 오셔서 하나님의 통치가 회복되는 날을 가리킨다.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는 기쁨과 평화, 축복과 번영의 상징이다.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날, 황무하던 땅에 풍성한 축복이 임하게 될 것이라는 언약이다. 하박국의 시대에는 불순종으로 인해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아니하고 포도나무의 열매가 없었지만 스가랴의 시대에는 순종함으로 풍성한 열매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이스라엘에게 하신 성전재건의 명령은 단순히 종교건축물을 짖는 재건축이 아니다. 성전재건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준행하는 삶의 척도(尺度)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준행할 때 하나님이 친히 동행하심을 나타내는 표적(標的,sign)이다. 스가랴는 네 번째 묵시를 통해 말씀대로 준행하면 동행하셔서 마침내 축복해 주신다는 사실을 또다시 거듭해서 증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