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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백광흠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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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5월 16일 (일) 23:36:33
최종편집 : 2021년 05월 16일 (일) 23:39:01 [조회수 : 2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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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엄마 수업>, 법륜 지음, 휴

어떤 이가 현자를 찾아가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가 누구입니까?” “가족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당신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먼 존재가 누구입니까?” “가족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당신이 반대로 돌면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처럼 미묘한 것이 또 있겠는가, 가족 간의 관계처럼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또 있겠는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큰 아픔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다. 

중동 레바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했던 영감 넘치는 시인 칼릴 지브란은 말했다.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아이들이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는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이 진리라는 것을 안다.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들의 소유가 아닌 것을.” 이 말이 지칭하는 존재가 또 어찌 자녀에게만 해당될까? 부부, 부모, 친구, 공동체 구성원... 비록 지금 나와 함께 있을지라도 결코 나의 소유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사람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 아니겠는가.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책 ‘엄마 수업’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읽어야 할 필독서로 오래 전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스님의 주례사’ 후속편이다. 자녀 문제로 괴로워하는 부모들에게 스님이 주는 다정한 조언과 지혜가 가득하다. 결혼하지 않은 이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의 조언을 듣고 부모가 되어보지 않은 이에게 자녀 양육의 지혜를 얻는 것은 한 발자국 떨어져 보아야 더 명확히 보인다는 격언의 실증이기도하다. 그러고 보니 앞서 노래한 칼릴 지브란도 평생 혼자 살았다.

스님은 이 땅의 자녀를 향한 세 가지 사랑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자녀가 자라면서 부모에게 요청되는 세 단계의 사랑이다. 그 첫 번째가 헌신적인 사랑이고 두 번째는 지켜봐주는 사랑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냉정한 사랑이다. 눈물과 땀을 쏟으며 돌보아주는 헌신적인 사랑도 어렵지만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가만히 지켜봐주는 사랑은 몇 배 어렵다. 하지만 사랑하던 자녀를 떠나보내는 사랑은 이보다 몇 십배 더 힘들다. 스님은 그것을 냉정한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새끼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할 만큼 자라면, 어미 주위를 맴돌며 머뭇거리는 새끼들을 냉정하게 떠나보내는 것이 자연 세계의 섭리 아니던가. 사람이나 짐승이나 새끼들을 곁에 두고 사랑하고픈 건 본능일 텐데도 말이다. 부동산과 자녀 문제로 숱한 공직자들이 걸려 넘어지는 세상, 그 두 가지가 사회의 신앙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하게 새끼들을 떠나보내는 자연 세계의 어미들은 우리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

가정의 달 5월,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니라는 것을, 비록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기억하며 지켜봐주고 떠나보내는 사랑을 조금 더 연습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백광흠 목사(한무리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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