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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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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4월 25일 (일) 23:34:25
최종편집 : 2021년 04월 25일 (일) 23:35:59 [조회수 :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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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흑인 여성인권운동가인 앨리스 워커(Alice Walker)는 8살 되던 해인 1942년 그의 오빠들과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낸 인디언 카우보이 놀이를 하던 중 오빠가 우발적으로 쏜 공기총탄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얼굴에 깊은 흉터를 갖게 된다. 자신의 산문집 <우리 어머니의 정원을 찾아서>에서 워커는 그때를 전후하여 자신에게 닥친 정서적 변화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어린 나이의 워커를 못 견디게 했던 것은 실명보다도 그 탄알이 눈가에 남긴 흉측한 흉터였다. 이 흉터는 생기발랄했던 워커를 소심하고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내성적인 아이로 변화시켰다. 이때부터 워커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를 힘들어했고 결국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들고 다니지 않게 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눈에 보이는 기적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죽은 나사로를 살리고, 병든 자를 일으키고, 풍랑을 잠잠케 하시며 물 위를 걸으실 뿐만 아니라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덩이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주님의 기적을 두 눈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내담자가 겪고 있는 눈물과 고통이 사그라들 텐데, 하나님은 한 번도 그렇게 일하시지 않는다. 그저 긴 침묵으로만 함께 하신다. 상담의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그의 삶은 변함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눈물과 웃음, 연약함과 강함, 회색빛과 황금빛, 절망과 환희, 인생은 두 가지 창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한다. 한쪽에만 무게를 두는 인생은 온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숨과 고통에 머물러 있지 말고 빨리 나오라고 손짓한다.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으니 슬픔의 강은 빨리 건너야 한다고 재촉한다. 감정이든 상황이든 양 측면이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직면하려고 하지 않는다. 맞닥뜨리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지금 겪고 있는 아픈 현실을 직면하여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 때, 비로소 상처는 별이 된다. 연약함 없이 강함이 있을 수 없고 아픔 없이 나음이 있을 수 없다. 자신의 현실을 실패라고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게 되면 그 너머에 있는 보물을 발견할 수 없다. 가난했던 시절, 부끄러웠던 과거,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상처를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에서 슬퍼하고 있는 자신을 보듬어 안을 때 비로소 삶은 완성되어 간다.

사도 바울은 선을 행하기 원하는 자신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을 괴로워하며 두 법이 싸우고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자신에게 약점과 허물이 많을 뿐만 아니라, 얼마나 끔찍한 죄인이었는지 고백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연약함을 들어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 너머에 계시는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가 될 때까지 상처 속에 살았던 앨리스 워커는, 어느 날 어린 딸아이가 자신의 상처 난 눈을 바라보며 ‘엄마 눈에 지구가 들어있어요’라고 말한 그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상처로만 여기며 살아왔기에 한 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던 자신의 눈을 보면서, 워커는 자신의 눈 안에 정말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이 들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 선교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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