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훌륭 고양이 초롱이를 보라!!!
지동흠  |  dmhy@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1년 04월 25일 (일) 01:39:12
최종편집 : 2021년 04월 25일 (일) 15:54:59 [조회수 : 102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 중부연회 김포지방 푸른언덕교회 지동흠 목사

우리 교회에서 얼마 전,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교회 마당에서 오래전부터 집 고양이 행세를 하며 자유롭게 지내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는데 이 두 놈이 거의 같은 시기에 새끼를 낳았습니다. 한 놈은 6마리를, 또 한 놈은 4마리를, 도합 10마리나 되는 새끼 고양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새끼 6마리를 낳은 어미 고양이가 안타깝게도 그만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우리 교회 아이들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불쌍하고 속상한 거야 두말할 나위도 없었으나 당장 이제 갓 눈을 뜨고 꼬물거리는 6마리의 새끼들을 돌보는 일이 큰 문제였습니다. 고심 끝에 다른 어미 고양이에게 맡겨보기로 하고 제 아내가 살살 달래며 말을 건넸습니다. “초롱아, 얘들이 너무 불쌍하니 네가 힘들더라도 같이 키워주렴...” 예전부터 제 아내 말은 잘 알아듣는 듯한 초롱이였거든요.

보통 동물들이 자기 새끼에게는 지극정성이지만 그렇다고 남의 새끼까지 돌보는 일은 아마 별로 없지 싶습니다. 특히나 예민한 고양이 놈들은 더욱 그렇다고 알고 있어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좀 흐른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녀석도 난감한 상황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잠시 후... 무려 10마리나 되는 새끼 고양이에게 젖을 물리고 물고 빨고 핥아주며 최선을 다해 양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초롱이에게 너무 큰 짐을 지어준 게 안쓰럽고 미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참 고맙고 기특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초롱이에게 별명을 붙여 주기로 했지요. 이제부터 너는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훌륭 고양이 초롱이”이니라... 맨날 싸구려 사료만 주었는데 이제 훌륭 고양이 초롱이를 위하여 큰맘 먹고 비싼 영양식이라도 사서 멕여야 할까 봅니다.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를 지나며 온 천지가 향그럽고 만물이 생동하는 좋은 계절을 맞이하였습니다만 이래저래 좋이 지내기 힘든 상황들이 떡하니 가로 막혀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지요.

이렇게 힘겨운 시대일수록 서로의 아픔과 시련을 보듬으며 따스한 봄바람 같은 사랑과 위로를 나누는 일이 절실하고 또 생각해보면 그 귀하고 복된 일을 위해 부름 받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리라 고백하게 됩니다.

또한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이라면 판단과 정죄에 앞서서 이해와 존중과 섬김을 통해 신뢰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나아가는 것이 우선이고 마땅한 일이라 여겨지고 그것은 우리의 영원한 스승 되시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시고 모범을 보여주셨던 말씀과 길임을 또한 고백하게 됩니다.

나만 옳다 나는 잘났다 여기며 짐짓 근엄한 얼굴로 너는 틀렸다 너는 못났다 섣불리 규정하고 호통 치며 편 가르고 판단하고 정죄해서 지켜낼 수 있는 가치보다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고 존중해 주고 받아들여 주어서 신뢰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고상하고 아름다운 그리스도인, 진리 편에 서는 감리교인 이라고 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이름에 꼭 맞는... 그야말로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일과 길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진리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힘센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보다 그저 겸손하고 묵묵히 예배당 한 편에서 기도하며 사랑의 불을 밝히는 이들이 열배나 백배나 더 귀하고 아름답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 “훌륭 고양이 초롱이”는 여전히 남의 새끼까지 품어주려 애쓰고 애쓰고 있네요.

조금 다르더라도 아니 때로는 많이 다르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부디 잘라내고 쳐내려고만 씩씩거리지들 마시고... 억압과 차별과 혐오의 거친 숨을 잠시 멈추고...

“얘야, 그러다가 다 죽겠다. 가라지 뽑으려다 애꿎은 알곡들이 몸살을 앓고 있구나...”

지금 우리를 보시며 안타까이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제발 좀 한마디라도 귀담아 듣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디 조금씩이라도 이해와 존중과 신뢰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되기를...

그래서 진리 편에 바르게 서고 참 자유를 누리며 아름다운 사랑을 함께 나누는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회와 성도들이 되어... 지친 이 세상과 이웃들에게 희망의 샘물이 되어 흘러가게 되기를 간절히 꿈꾸며... 소망하고 또 소망합니다. 

 

   
 
지동흠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00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1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일봉성도 (122.101.20.169)
2021-04-26 14:39:24
중성화 수술도 필요해 보입니다.
6마리 새끼의 어미 고양이가 길에서 로드킬을 당한 모양이군요.
그나저나 4마리의 어미 고양이가 남의 새끼 6마리를 받아 들이기기 쉬운게 아닐텐데
참으로 대단합니다.
사림이 6마리 새끼를 캐어하기 보단 고양이가 캐어 하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사진을 보니 어미 고양이의 노고가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새끼가 많다 보니 마치 개가 강아지에게 젓을 물리고 있는 모습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 어미 고양이에게 보양식을 챙겨주는 것도 좋은데 저 어미 고양이 중성화 수술도
필요해 보입니다.
고양이의 임신기간은 약 2달로서 1년에 3회 출산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갈수록 길 고양이 개체 수가 증가하는 문제로 사회적으로도 이슈인데 중성화 수술을
해서 더 이상 저 어미고양이에게 출산의 짐을 지지 않도록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리플달기
1 1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