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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로 자신의 분노를 볼 수 있다면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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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4월 18일 (일) 23:51:38 [조회수 : 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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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기가 막히게 맑고 화창하다.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화창하면 좋으련만, 주일예배 후 만나 대화를 나눈 부부의 고민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독한 미세먼지 속 같다. 인내의 한계점을 넘나들게 하는 딸의 분노 표출은 폭포수를 맞는 것과 같다. 딸의 질병이 중한 상태이기에 이해하고 참아보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초로기의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겁다. 사소한 것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며 통제와 조절이 불가능한 딸을 보면서 부모 된 자괴감으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다. 병이 깊은 딸이 한없이 가엽지만 일상에서 부딪히는 분노와의 싸움은 한숨과 눈물을 불러올 뿐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라 할 수 있는 분노와 불안, 수치심은 언제라도 건드리면 튀어 오르는 용수철과도 같다. 분노는 자신의 욕구가 소통되지 않고 좌절됐거나 수치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상대가 나의 가치에 상처를 주면 분노를 통해 자기애를 지켜나가려 하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오히려 화가 나고 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마음속에서 끌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면 마음에 독이 쌓여 신체적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에 분노를 과하게 표출하면 시원하게 해결될 것 같지만 더 큰 분노를 불러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어그러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분노가 가득 차 있으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분노는 이성을 잃게 하고, 과거의 상처를 끌어들이며, 옳고 그름의 기준을 무너뜨린다. 분노가 일어날 때는 내 무의식의 어느 부분이 건드려지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화가 나는 이유를 자신의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찾는 데에 있다. 그래서 종로에서 뺨을 맞고 한강에서 눈을 흘기게 되는 것이다. 눈 흘김을 당하는 한강과 분노 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딸을 바라보는 부부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아 억울하고 슬프다. 

분노를 잘 다룰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분노 역시 내 몸과 마음의 일부임을 인식하면서 어떻게 하면 화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은 이웃집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게 된다면, 스크린에 그려지는 자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일이다.

분노조절 장애와 같은 병리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전문가의 도움 없이 화를 다스릴 수 있다. 알아차림과 부단한 성찰로 유연하게 분노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분노의 실체를 명확히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것이 거친 파도를 잠재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 화를 일으킨 당사자에게 직접 표현하고 감정을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엉뚱한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부끄럽고 비겁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약자를 괴롭히는 비열한 행위가 될 수 있다. 

미소년이었던 요셉은 한 피를 나눈 형제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곤경을 겪었다. 애굽의 총리가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난관은 신에게 분노를 쏟아 부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곤한 여정이었다. 그러나 요셉은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분노를 분노로 결말짓지 않았다. 애절한 용서로 위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꾸었다. 사랑은 반드시 이기고야 만다는 진리는 언제 어디에나 적용되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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