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감리교단의 11개 연회(annual conference)가 4월 8일 서울남연회와 중앙연회를 시작으로 5월 초 미주자치연회까지 약 한 달간에 걸쳐 열리게 된다. 연회 날짜를 단축하여 진행하는가 하면, 한 연회 안에 장소를 여러 곳으로 나누어 온라인과 병행하여 진행하는 새로운 연회 풍경이 그려지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다 준 변화이다. 각종 예배와 회무, 연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은퇴식과 목사안수식 등 교회와 목회의 한 해, 아니 목회의 일생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각 연회의 감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회의는 유기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교단에 대한 소속감이 짙어지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들을 만나서 교회와 목회에 대해 나누는 소소한 기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이야기, 어려운 중에도 부흥하고 성장하는 이야기, 어느 교회가 이러하다 저러하다 수군대는 뒷담화까지도 공감과 위로, 마음의 활력을 갖게 한다. 가만히 보면, 사람은 역시나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 살도록 지어진 존재가 아니다. 사람과 부대끼면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법도 배우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성장점을 향해 나아가기도 한다.

마음 근력의 힘, 바닥을 치고 튀어 오르는 힘이라 불리는 회복탄력성은 역경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한다. 한국인에 맞게 설정되어 있는 회복탄력성지수(RQ, Resilience Quotient)는 총 53문항으로 되어있는데 감정통제력, 충동통제력,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능력, 자기효능감, 적극적 도전성의 7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딛고 일어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불행한 사건에 대해서 쉽게 떨쳐 버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똑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회복탄력성 수치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인기의 최정점을 찍던 연예인들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말미암아 밑바닥의 인생을 살게 된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오랜 시간 실패속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어느 시점에 좌절에서 일어나 도전하고 극복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 사람들의 무시와 비웃음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성공 이야기가 감동이 되는 것은 우리 안에 그와 같은 힘과 능력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병리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관계와 환경 속에서, 부딪히고 깨어지면서 인지적인 왜곡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강점을 찾아가는 훈련으로 회복탄력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로의 의도적인 전환은 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우리 연회에서 만난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가 나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 코로나를 맞기 이전에 이미 교회 내의 심각한 갈등으로 교인들이 떠나가고,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면서부터 아예 교회를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 되어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시는 성령의 도우심을 의지하며 견디어 냈다는 그의 말이 교과서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의 얼굴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