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교회에서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와 딸이 ‘유퀴즈 온 더 블록’이란 TV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었다. 그 날 인터뷰한 사람은 이삭토스트의 대표 김하경 씨였다. 아내는 내게 “여보! 저분이 이삭토스트 대표인데 너무 마음 착한 아주머니 같아!”하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함께 방송을 보았는데 그 분의 허세 없는 겸손함과 진솔한 이야기에 잔잔하지만 큰 감동이 있었다.

김하경대표는 남편이 아프게 되어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1995년 청주 시내에서 토스트가게 노점을 시작했다. 그렇게 장사를 하던 중 경쟁사가 생겨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 어느 가을 쌀쌀한 날씨에 감색 투피스를 입은 한 여학생 손님이 평생의 은인이 되었다. 처음 방문한 그 여학생은 “토스트가 맛있는데 여기다 소스를 바르면 정말 맛있겠다‘고 하며 소스에 들어갈 재료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개발한 소스가 지금의 ‘특제소스’였고 그 소스를 사용한 이후 하루 1500개씩 팔릴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다고 한다. 

이삭토스트는 현재 연매출 200억 이상, 한국 내에만 820개의 매장으로 확대되었지만 다른 체인점처럼 처음부터 돈을 벌려고 체인점이 된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김하경 대표는 “나도 토스트 장사로 일어났는데 저처럼 장사를 한번 해 보세요”고 하면서 자본금이 없는 그분에게 창업자금 8천만 원을 빌려주어 가게를 차려주고 토스트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줘서 첫 체인점이 시작되었고 이후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보통 일반 프랜차이즈의 최초 가맹비는 보통 1000만 원 이상인데 반해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최초 가맹비를 받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맹점 인테리어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과는 달리 가맹주와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연결시켜 주어서 본사는 전혀 인테리어 부분에서 수익을 내지 않고 만드는 재료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회사로 운영을 했다고 한다. 단지 영업이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했다면 있을 수 없는 결정이다. 하지만 인터뷰말미에 그녀가 말했듯이 가맹 점주들을 “가뭄을 만난 나의 이웃‘으로 여기고 “내가 이 땅에 살아있음으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이라고 생각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집 앞에 이삭토스트 가게가 있어서 가장 기본메뉴인 햄치즈 토스트를 종종 사먹었는데 저런 훌륭한 대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방송 후에 이삭토스트의 매출이 훨씬 올랐고 가맹점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이 비난받는 이 시대에 김하경 대표의 모습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좋은 신앙인의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토스트는 식빵을 구운 것을 말한다. ‘굽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토스타레(tostare)가 어원이다. 대개 토스터기나 프라이팬을 이용해서 굽는다. 프라이팬에 구울 경우 버터나 마가린을 발라 굽고, 토스터기에 구울 때는 그냥 굽는 경우가 많다. 또 식빵을 우유에 적셔 달걀을 발라 굽는 것을 프렌치토스트라고 한다. 보통 달걀옷을 입혀 구운 식빵을 말한다. 토스트는 구운 식빵 한 장에 버터나 잼, 계란 옷까지만 해서 굽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토스트와 샌드위치의 차이는 무엇일까? 토스트 사이에 무엇을 끼워먹으면 샌드위치가 된다. 빵의 단면 위에 뭘 바르거나 얹어서 바로 먹으면 오픈 샌드위치, 뭘 바르거나 얹은 다음 다른 토스트 한 장으로 덮으면 클로즈드 샌드위치가 된다. 또 구운 재료로 따뜻할 때 먹는 핫 샌드위치와 불을 쓰지 않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콜드 샌드위치로 나뉜다. 

그렇다면 우리가 토스트라고 알고 있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핫 클로즈드 샌드위치이다. 이삭토스트를 비롯한 토스트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토스트는 2-3장의 불에 구운 식빵 사이에 햄, 계란, 채소, 치즈 등을 넣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원래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편의점, 카페, 빵집 등에서 냉장 보관하여 판매하는 차갑게 먹는 콜드 샌드위치를 우리나라에서는 샌드위치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김하경 대표의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면 좋겠다. 이왕이면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머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