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지 않는 인생을 살려면

<에이트(Eight, 8)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이지성 지음, 차이정원

당신은 지금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고 있는가? 인공지능을 지배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igent) 하면 2016년에 바둑 기사 이세돌과 대국을 벌여 이겼던 알파고를 떠올린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훨씬 이전부터 개발되어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1997년 5월 세계 체스의 신이라 불리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 인공지능 딥 블루(Deep Blue)가 뉴욕에서 경기를 하는 장면이 TV에 생중계 되었는데, 이 경기에서 딥 블루가 승리를 거두었다. 이 날 이후로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애플사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 등은 그 영향을 받아 인공지능을 주력 사업으로 이끌어 와서 현재의 결과를 이루어냈다. 

�첸� 우리가 날씨를 알아보기 위해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날씨를 확인하고, 어느 지점까지 운전해서 가기 위해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전화기에 장착되어 있는 지도를 사용한다면 이미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스마트폰의 주인이지만 사실은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류는 두 계급으로 나뉜다고 한다.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그런데 세월이 흐를 수록 인공지능에게 일자리와 역할을 빼앗기고 지시를 받게 되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받고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다스리고 지시를 내리는 나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에이트(Eight, 8)’인 것은 아마 Part 3에 나오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에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인공 지능(AI)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전개하는데, 의외로 결론은 독서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평소 기계치에다 컴퓨터 치에 가깝기에 그 동안 ‘인공 지능’과 같은 주제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고, 독서와 철학과 공감을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공감 능력’(Emphathy Ability)과 ‘창조적 상상력’(Creative Imagination)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있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상상력은 공감 능력을 통해 발휘되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청각 장애인이었던 어머니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청각 장애 극복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고 청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현대식 보청기의 기반이 되는 전기장치가 부착된 최초의 보청기와 전화기까지 발명한 위대한 발명은 장애 극복이라고 하는 위대한 공감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핵심은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 아는 인간에서 너와 우리를 아는 인간으로 성숙해질 때 가능하다. 이것은 나보다 낮은 자리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기부, 봉사, 인권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지금처럼 나만 아는 삶을 살다가 기계에 대체될 것인가? 아니면 너와 우리까지 아는 삶을 살면서 기계의 주인이 될 것인가?’ 

김환중 목사(산호세 에벤에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