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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이 꽃을 피운다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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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1월 24일 (일) 23:04:51
최종편집 : 2021년 01월 25일 (월) 00:59:41 [조회수 : 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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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상담은 내담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으로, 내담자가 갖고 있는 부정적 감정이나 죄책감을 덜어 주고, 내면 깊숙이 얽혀 있는 원인을 찾아내어 풀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아 강도가 길러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담의 원리를 뒤로하고 윤리적인 잣대가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부부나 가족의 관계가 어그러져 상대방에 대한 배신감과 소유욕으로 고통을 겪는 내담자들을 만나게 될 때이다.

부부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이 있던 사람이거나, 오랜 시간 배우자의 병적인 의심에 시달린 사람이 있다고 할 때, 배우자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서 따뜻한 배려와 사랑의 감정을 느껴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고 괴로워할 수 있다. 그때 상담자가 “당신은 죄를 저질렀다”라고 윤리적, 도덕적 판단의 말을 내뱉는다면 상담을 통한 치유와 회복은 요원할뿐더러, 오히려 내담자에게 더 깊은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다. 서약을 지키지 않았으니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한 사람의 인생을 희생과 고통의 현장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상담자가 겪는 어려움이다. 목회자와 상담자라는 윤리관이 충돌을 일으킬 때 무력감과 갈등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시대적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유혹과 배신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통주의적 사회에서처럼 삶의 영역이 단순하고 경직되어 있지 않기에 개인의 자유가 중요시되고, 개인의 취향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 되었다. 전통사회에서 한국 가족은 부계를 중심으로 하는 대가족을 기본 형태로 하였다. 가부장적 가치관과 가족주의의 영향에 따라 가족체계가 움직여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로 들어오면서 가족의 규모가 축소되어 핵가족체계가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가족 내에서도 부부 중심의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 개인에 대한 존중, 부부간의 역할 분담 등과 같은 새로운 관계와 질서들이 생겨났다. 가족 형성의 축이었던 결혼이 전 생애 동안 한 번 경험하는 생애사적 사건이기보다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언제든지 선택 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수용되면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더욱이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고 있다. 가족 간 공유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내 갈등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코로나19 가족생활 실태조사(2020)’ 결과에 따르면, 가족갈등을 경험한 비율이 약 40% 정도로 나타났다. 주요갈등을 겪는 가족원은 배우자가 6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외부환경의 변화로 가정 내 역할 재정립이 필요할 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에 역할이 과중 될 때 가족갈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위기에서 가족 안에 내재되어 있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가족갈등의 증가로 드러났다.

가족은 일차적으로 사회를 구성하는 체계이자, 사회적 변화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체계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전통 가족과는 다른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름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현대인의 자유분방한 의식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수님도 시대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가까이 두고 지내셨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전통 가족의 의미와 영향력이 해체되는 이와 같은 때에 우리의 교회가 진정으로 실천해야 할 것은 비난과 정죄에 앞서 사랑과 용서의 행위가 아닐까 싶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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