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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변에서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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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1월 22일 (금) 12:17:51
최종편집 : 2021년 01월 22일 (금) 13:27:10 [조회수 :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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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혼자 오지 않는다. 짙은 색깔들의 혼곤한 향연과 그 춤의 끝부분에 내려앉은 낙엽들과 함께 온다. 소슬한 가을바람 적요해지고 하늘 나는 기러기들 끼룩끼룩 함께 나는 푸른 하늘과 함께 온다. 초록의 웅혼한 합장을 뒤로하고 가을 햇살 고즈넉해지고 듬성듬성 가을 비 내리는 조락의 시간을 지나 국화꽃 오롯한 빛깔로 들판을 수놓을 때, 저녁 어스름처럼 겨울은 온다. 집나가 방황하던 동내 강아지들 돌아오고 낯선 곳으로 바람 되어 떠난 그대들 이제 저녁 되어 돌아오듯 노을빛 등지고 겨울이 온다. 겨울은 춥다. 가난하고 배고프다. 잘 수확하여 곡간에 한 가득 저장하여 이미 배부른 그들과 달리 우리는 늘 춥고 배고프다.

저 강물 빛깔은 푸름에 겨워 수묵과 검음으로 넘실거린다. 잠재되어 채워지지 못한 욕정 갖은 것, 이루지 못할 꿈을 앓다 병든 배부른 어미 고양이 같다. 한 때 힘센 뿔 달린 염소같이, 채워지지 않는 조금은 배고픈 늑대같이 겨울은 산을 내려온다.

진달래 휘덮던 봄 산은 얼마나 아름다웠으리, 접동새 밤을 새우던 그 밤의 정념은 얼마나 가슴 뜨거웠으리, 천둥치며 장마와 홍수의 그 여름의 호탕하고 질펀한 내달음은 얼마나 숨차게 들판을 내달렸던가.

오늘 여기 찬바람 불고 영하 십수도를 망설이지 못하고 내달리는 젊은이여, 그대의 감추인 열정과 뜨거움으로 이 한 겨울을 홀로 살려는 것인가. 회의와 절망까지도 용허하지 않는 결단과 달림과 칩거만을 허락하는 이 동토의 툰드라를 하나의 희망과 흐릿한 사랑으로 달려 나가려는가. 지금도 저 얼어 붙은 겨울 강변에 기러기 청둥오리 저어새 겨울 독수리 오가며 소리 맞추어 날고 있나니, 시베리아 한풍을 가즈런이 대오를 맞추어 유영하며 노래하나니.

얼마나 저 새들의 비상은 따뜻한가 얼마나 조화로이 서로를 보듬고 노래하며 춤추는 아름다움인가. 얼어붙은 대지에 흩어진 낱알 들을 함께 나누며 날개를 퍼득이며 다정하게 노래하며 추운 겨울밤을 나고 있는가.

 

< 겨울 강변에서>

우리는 지금 저 겨울로 나갈 일이다.

저 동토의 들판에 찬바람과 맞서

긴 호흡을 하며 저 바이칼 건너, 흥안령

넘어 온 순수와 맞다을 일이다.

 

아무르강, 흑룡강 건너 백두산 두만강 압록강 건너

개마고원 넘어온 저 차디찬 순수를 호흡할 일이다.

우리 영혼을 차디찬 각성과 날선 칼날로 곧추 세울 일이다.

 

이 얼어붙은 겨울은 만상이 땅속에서 자라 크고 뿌리 내리고 살지는,

꽃피우고 잎새 내고 가지 뻗어

마침내 열매 맺는 원초의 본능이리니

그 깊은 심연은 높은 비상의 뿌리이리니.

만상을 덮는 숲의 깊은 심연이리니

 

인동의 오늘은 우리의 기쁨,

함묵의 시간은 검은 자유의 바다,

무와 허적의 공간은 존재의 어머니이리니

 

우리 다시 겨울 강물의 깊 푸른 흐름을 바라보자

아니 그 차디찬 고독에 뛰어들어 힘차게 헤엄치는

가물치 잉어 같이 거슬러 오르자.

 

쉬지 않고 달리는 참치 같이

북극 심해 헤엄치는 혹등고래 같이 바다로 달리자

차서 더 명징한 바다와 동천(冬天)을 날아오르자.

 

추운 얼음의 오늘은 순풍과 새싹의 시작이리니

시베리아 건너 온 삭풍은

곧 꽃 만개한 들판, 풀종다리 작은 노래이리니

모천을 오가는 연어 떼

대양을 거슬러 헤엄쳐 온 고래 떼들의 군무이리니

 

성경은 때와 계절을 통해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며 말씀하신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단,2:21~22; He changes times and seasons; he sets up kings and deposes them. He gives wisdom to the wise and knowledge to the discerning.He reveals deep and hidden things; he knows what lies in darkness, and light dwells with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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