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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산분해간장 대신 건강한 발효간장을 먹고 싶다.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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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1월 19일 (화) 22:51:01
최종편집 : 2021년 01월 19일 (화) 22:56:25 [조회수 : 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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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는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발효'의 과정에서 알코올, 유기산, 이산화탄소 등이 생성되고 발효 과정을 거친 일반 식재료는 영양과 풍미가 더해지며 맛과 건강을 겸비한 식품으로 탄생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발효식품은 장류, 김치, 젓갈, 전통주이다. 장류라 함은 된장, 고추장, 간장과 같이 미생물 발효로 콩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감칠맛이 있고 먹기 좋게 만든 것이다. 간장은 된장을 만들면서 얻어 낸 부산물로 만든다.

‘조선간장’ 혹은 ‘국간장’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한식간장은 메주콩을 찌거나 삶은 뒤 모양을 잡아 볏짚 등을 이용해 자연 발효시킨 한식메주에 식염수 등을 섞어 발효, 숙성시킨 후 그 액체를 가공해서 만든다. 한식간장은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왜간장' 혹은, '일본간장', '개량식간장'이라고 불리는 양조간장은 콩이나 탈지대두에 보리, 밀(소맥) 등을 사용하여 미생물을 발효시켜 만든 개량된 방식의 간장으로, 콩뿐만 아니라 보리나 밀 등의 곡물도 들어가기 때문에 조선간장에 비해서 덜 짜고 단맛이 느껴진다. 양조간장은 6개월 이상의 자연발효시간이 필요하다.

산분해간장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간장제조업자들이 콩깻묵에 염산을 부어 끓이고 거기에 양잿물로 중화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속성으로 만든 간장이다. 발효시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발효간장으로는 전쟁 중 군수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화학적 방법으로 간장을 만든 것이다. 산분해간장은 발효의 과정이 없기 때문에 일주일 안에 제작이 가능했다.

이 산분해간장이 당시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그 맛이나 향이 전통적 발효제품에는 도저히 비교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탄생한 산분해간장이라는 역사적 유물은 해방 후 우리의 빈곤에 편승해서 우리에게 그대로 전수되었다. 오늘날 산분해간장은 ‘혼합간장’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다.

혼합간장은 말 그대로 한식간장이나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혼합하여 가공한 것을 의미한다. 그 비율은 상관없다. 산분해간장이 99%, 양조간장이 1% 섞여있다 있다 하더라도 혼합간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적으로 혼합간장은 산분해간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도 법적으로 산분해간장이라는 이름을 피해서 혼합간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니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일반소비자는 메주로 발효시킨 간장으로 알고 사는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소비자의 대다수는 화학약품으로 만들어지는 긴장의 제조공정을 제대로 모르고 사 먹는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혼합간장이라는 명칭으로 산분해간장을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산분해간장은 유해한 것인가? 그 논란은 여전하다. 1996년에 산분해간장에 함유된 유독성물질인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산분해과정에서 생산되는 3-MCPD라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산분해간장에 들어있다. 1993년에 국제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는 3-MCPD를 신장기능을 저해하고 생식 능력을 떨어뜨리는 ‘불임 및 발암 가능성이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로 규정했고, 국제암연구소(IARC)도 2013년에 발암가능물질로 규정한 독성 물질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식품을 통해 다량 섭취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3-MCPD 함유량의 상한치를 0.3ppm로 규정하고, 업계에서는 충분히 잘 지키고 있어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가진 유럽연합(EU)은 0.02mg/kg으로 한국보다 15배나 낮은 엄격한 기준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위험은 3-MCPD 허용치인 0.3mg/kg은 일반 성인을 기준으로 만든 수치라서 영유아 기준의 허용치는 규정조차 없다는 점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산분해물에는 ‘간장’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한 지 오래다. 다만 일본에서는 ‘아미노산액’으로, 중국에서는 ‘복합조미액’으로 부를 수 있을 뿐이다. 발효 양조공정으로 생산해야만 ‘간장’이라고 부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쟁이라는 비정상적인 시대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만든 ‘산분해간장’이 빈곤의 시대에 우리에게 유용했고 도움을 주었지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인 오늘날까지 화학약품으로 만든 간장을 사먹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1년에 몇 번 사는 간장은 되도록 발효의 과정을 거친 건강한 간장을 사먹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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