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책
‘주님의 빛은 어떤 색?
박세훈  |  목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1년 01월 07일 (목) 22:32:42
최종편집 : 2021년 01월 08일 (금) 01:34:02 [조회수 : 326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주님의 빛은 어떤 색?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 이도영 지음, 새물결플러스)

교회의 십자가 등이 나갔다. 오래 전부터 한쪽 부분이 나간 채였는데 이번에 완전히 운명(?)하셨다. 지난 3월 교회에 부임한 이후로 한쪽 불이 나간 십자가를 바라보며 영 마음에 걸렸다. 반쪽짜리 십자가 불빛처럼  고장 난 교회는 아닌지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는 아닌지 하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집사님 한 분이 교회를 찾아오셨다. 이사 와서 교회 십자가 불빛을 따라 처음 교회에 나오게 되었노라고, 힘들 때마다 교회 십자가 불빛을 바라보며 기도했었노라고. 그래서 꺼진 십자가 불빛이 너무 마음에 걸려 십자가 등 교체에 써 달라며 어려운 형편 뻔히 아는데 적지 않은 금액을 봉투에 담아 내미셨다. 고장 난 십자가 불빛이었지만 누군가는 그 불빛을 보며 기도했었고, 위로를 받았고, 힘을 얻었었다. 

어둠을 뚫고 빛으로 오신 주님이 세상을 비추실 때 어둠은 그 빛을 깨닫지도 이기지도 못한다고 하셨다(요 1:5) 그 빛은 어둠을 밝히며 우리의 죄도 사하셨고, 뒤틀린 나도 바로 잡아 주셨고, 슬픔에 빠진 이도 위로하셨고, 넘어진 자도 일으켜 세워주셨다. 그리고 빛의 자녀로 빛의 열매 가운데 이끄셨다(엡 5:8). 길고 긴 코로나의 이 어둠을 주님의 빛은 우리에게 어떻게 비추실까? 코로나가 가져다 준 일상의 강제 멈춤으로 답답함과 조급함, 걱정과 염려로 가득 채워질 때 혜안을 가진 현자는 어떤 대답을 주고 있을까? 궁금했다.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며 코로나 관련 서적들을 검색할 때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을 발견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 논문 제목인줄 알았다. 만약 저자인 이도영 목사를 몰랐다면 누가 이런 책을 썼어? 불평 한마디 던지며 그저 지나쳤을 것이다. 그가 부목사 시절에 썼던 책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용기) 고백”을 너무나 인상적으로 읽었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책 제목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난 그의 책이 반가웠다. 

간단한 목차를 확인하고는 주저 없이 구매 결제를 했다. 젊은 시절 ‘새날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변혁공동체 운동에 전념했던 그가 군목 제대 후 내적치유수양회로 유명한 교회의 부목사가 되어 치유사역에 전념하다가 화성 봉담에 교회를 개척한 이후에 그의 목회적 비전인 선교적 교회를 꿈꾸며 특별한 목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거창한 제목과 거대 담론이 다소 버겁고 부담스러웠지만 저자에 대한 믿음으로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정독하며 읽어나갔다.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 앞에 직면했고, 한국교회가 공교회성, 공동체성, 공공성이라는 삼공을 회복하지 않으면 교회는 망하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그리고 그의 폭넓고 깊이 있은 인문학적 식견과 신학적 성찰로 한국교회가 더 이상 정의, 생태, 평화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되며,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사회에 한국교회가 부활신앙이라는 분명한 좌표를 찍어 주어야 한다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함께 구매해서 읽고 읽는 월터 브루그만의 “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와 톰 라이트의 “하나님과 펜데믹”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과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어 반갑고 새로웠다. 

한 신학교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빛과 어둠을 색으로 나타내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이 빛은 흰색, 어둠은 검은색으로 이야기했다. 교수님의 답은 달랐다. 어둠은 모든 색을 덮어 버리는 검은색이지만 빛은 모든 색을 있는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색이라고 했다. 

주님의 빛은 어둠 속에 감추어졌던, 숨겨져 있던 모든 것을 비추시고 저마다의 모양과 빛깔과 형상대로 그대로 드러나게 하셨다. 코로나 팬데믹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역주행 했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멈추게 했고 어둠으로 감추어버리게 했다. 빛으로 오신 주님은 우리에게 그 빛을 비추사 이 땅과 우리의 민낯을 보게 하시고, 자비와 긍휼하심을 베푸사 우리를 새롭게 하시며 새로운 창조(new creation)의 은총으로 우리를 초대하실 줄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한다. 

박세훈 목사(해미제일교회)

박세훈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