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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닷바람에 맛있게 여물어진 포항의 명물 과메기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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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12월 30일 (수) 00:33:38 [조회수 : 3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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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항에서 올라온 과메기를 맛볼 기회가 있었다. 붉은 갈색이 도는 꾸덕꾸덕한 과메기를 초고추장에 찍어서 배추 잎에 올려놓고 김과 미역, 파와 마늘 그리고 청양고추를 올려 함께 먹으니 비릿한 냄새 없이 쫀득쫀득한 느낌을 즐기며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이 과메기 철이다.

포항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11월 중순부터 날씨가 풀리는 설날 전후까지 과메기 작업으로 분주하다. 작업된 꽁치는 밤낮의 일교차에 의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보름 정도 숙성을 한다. 9-10월에 러시아 앞바다에서 잡힌 꽁치가 기름기가 가장 많고 살이 최고로 오를 뿐 아니라 육질이 탄탄하기 때문에 이때 잡은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어야 살이 쫀득하고 비린내가 적게 난다고 한다.

지금은 과메기하면 꽁치가 먼저 떠오르지만 원래는 청어로 만들었다. 청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풍부한 어종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이든 청어를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 저장했다. 우리 조상들은 청어를 말려서 저장했고 이를 관목(貫目)이라 불렀다. 꼬챙이로 청어 눈을 뚫어 말렸다는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관목은 과메기의 어원이다. 청어를 부엌 환기구인 살창에 걸어서 아궁이의 은근한 열기의 훈연과 차가운 외풍으로 건조했는데 이를 연관목(烟貫目)이라 불렀다.

그런데 광복 즈음 우리나라 근해에서 청어가 사라진 이후 현재까지 청어가 잘 잡히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포항사람들은 청어 대신 꽁치를 말려 예전 관목(貫目) 대하듯 했다. 그래서 지금은 꽁치를 관목, 즉 과메기라 부른다. 구룡포 사람들은 1960년대부터 꽁치 과메기를 먹었다고 한다. 꽁치 과메기가 포항의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어서이고, 과메기가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하게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이다. 이제는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과메기는 홍어처럼 호불호가 분명한 경상도의 겨울별미이다. 꽁치를 통째로 말린 과메기를 ‘통말이’라고 하고 반으로 갈라 먹기 편하게 말린 것을 ‘짜배기’, ‘배지기’라고 부른다. 현재 판매되는 과메기의 대부분은 ‘짜배기’이고 ‘통말이’는 과메기 특유의 콤콤한 맛을 원하는 포항의 과메기 마니아들이나 먹는 음식으로 전락해버렸다.

구룡포의 따스한 햇살과 짭조름한 바닷바람 그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상큼한 하늬바람까지 더해지면 과메기 특유의 진득하면서도 깊은 맛을 간직하게 된다. 기름이 잔뜩 오른 꽁치를 해풍에서 말리게 되는 과정에서 기름과 살의 배합이 아주 조화로워진다.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퍽퍽하지도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입 안 가득 메운다. 약간의 콤콤함과 비릿함은 과메기의 매력이다.

포항 구룡포에는 현재 과메기 생산업체가 200여 곳에 이른다. 국내 생산 90%가 구룡포발이다. 과메기 연간생산량은 3천 700여 톤에 이르고 연간매출액은 12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또 몇해 전부터는 미국과 일본, 중국과 태국 등 해외로 수출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렇게 과메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포항 구룡포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구룡포사람들에겐 과메기가 최고의 효자이다.

과메기는 영양도 풍부하다. 꽁치를 반건조하는 과정에서 핵산과 오메가3의 함량이 증가하여 면역력 증가와 겨울철 피부탄력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비타민 D가 풍부하여 관절염 뼈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 구룡포 과메기 축제는 역시 취소되었지만 야채까지 포함된 과메기 세트를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차가운 갯바람과 따스한 햇볕에 검붉은 색으로 말려진 쫀득하고 고소한 구룡포 과메기를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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