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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기에 도움이 되는 문학 상식
최재석  |  jschoi4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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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11월 12일 (목) 20:28:46
최종편집 : 2020년 12월 10일 (목) 00:58:39 [조회수 : 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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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시학』에서 작품에는 시작, 중간, 마지막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 평범하게 보이는 이 말은 시작과 중간과 마지막이 서로 잘 어울려서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이 셋 중에서 하나만 빠져도 작품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상식적인 말처럼 들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언급이 20세기에 와서 신비평(New Criticism)이라는 문학 비평의 이론으로 발전했다. 신비평가들은 훌륭한 작품이라면 그 작품의 어느 부분도 전체 작품을 이루는 데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명작을 읽을 때 독자는 작품의 어느 부분을 제외하고 그 작품에 대해서 말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 제외된 부분도 그 작품을 이루는 데에 한 몫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그 작품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신비평의 이 기본 원칙은 지금 문학 작품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상식이 되어 있다.

이 상식은 성경을 읽는 데에도 적용될 만하다. 성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 명작에는 어느 부분도 불필요한 부분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어느 부분을 등한시하거나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복음서뿐 아니라 서신서도 요한계시록도 중요하다. 복음서 중에서는 공관복음도 중요하고 요한복음도 중요하다. 서신서들 중에서는 바울의 서신도, 베드로의 서신도, 요한의 서신도, 야고보의 서신 등도 중요하다. 따라서 신약을 올바로 읽으려면 그 중의 어느 한 부분도 제외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이 상식을 외면하는 수가 많다. 믿음을 중시하는 루터의 추종자들은 로마서나 갈라디아서 같은 바울서신을 즐겨 읽고 행위를 중시하는 야고보서나 요한계시록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로마서에서도 믿음을 강조한 1-11장은 열심히 읽지만, 행위를 언급하는 12-16장은 외면한다. 갈라디아서에서는 1-4장은 좋아하지만, 5-6장에는 관심이 없다. 어느 목사는 에베소서를 가지고 강해 설교를 하다가 믿음에 대해서 기록한 3장까지 설교하고 나서 삶에 대한 4장에 이르자 에베소서 강해를 그만두고 히브리서로 옮겼다.

이렇게 성경의 어느 한 부분은 중시하고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성경을 올바로 읽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작품의 처음 부분은 제외하고 중간 부분만 열심히 읽거나 그 작품의 10장까지는 열심히 읽고 11-15장은 건너뛰고 그다음 장들을 읽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어느 부분을 읽지 않거나 소홀히 한다면, 그 독자는 그 작품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게 마련이다. 

성경에서 행위에 대한 구절이나 부분을 제쳐놓고 믿음에 관한 부분만을 골라서 읽는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편중되게 마련이다. 그런 경우 그의 신앙을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우리의 신앙은 성경 전체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예수님은 믿음과 행위 중에 어느 하나만 중요하다고 가르치시지 않았다. 하나님을 사랑할 뿐 아니라 이웃도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는데, 여기서 하나님 사랑은 믿음의 영역이고 이웃 사랑은 행위의 영역이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를 온 율법과 선지자들의 강령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에서 하나에만 치중한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일이다. 

우리가 작품을 읽을 때 어느 한 부분도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학 상식을 성경을 읽는 데에 적용한다면, 성경의 내용을 왜곡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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