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에서 계류 중이던 제32회 총회 감독회장선거무효소송(2020나2017724 원고 이해연, 피고 기감, 피고보조참가 전명구)이 피고의 항소취하로 대법원까지 갈것도 없이 ‘선거무효’가 확정됐다.

이 소송은 이해연 목사가 2018년 6월 8일 2018가합538317 선거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이후 청구인락-조정회부-소취하-소취하-소취하부동의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다 지난해  2020년 6월 13일 '선거무효'가 판결나자 당시 피고대표인 윤보환 직대가 항소했던 사건이다.

지난 3일 피고보조참가인인 전명구 목사 측에서 총회 회기가 종료되고 새 감독회장이 취임한 상황에서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선거무효소송을 각하해 달라고 요청하자 항소인인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대표 이철 감독회장이 이에 반발해 당일 소송대리인을 통해 항소취하장을 냈고 이를 재판부가 그대로 인용한 결과다. 피고의 뜻에 반하는 주장을 펼칠 수 없는 피고보조참가인 전명구 목사는 이러한 결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를 막기 위해 그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로써 지난 2016년 9월 27일 실시한 감독회장선거는 전명구 목사의 금권선거, 서울남연회 평신도 선거권자 선출의 하자 등을 이유로 무효가 확정됐다(이 소송에 이철 목사의 피선거권하자 문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선거가 무효됐으므로 제28대 감독회장도 부존재하게 됐다.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에서 2008년-2012년 감독회장에 더하여 2016년-2020년 감독회장이 지워진 것이다.

다만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대표자 위치에서 방어권을 포기하고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인락하는 행위가 감리회에 이익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이해가 갈려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 임기를 시작하는 마당에 사실상 소의 이익이 없는 사건이자 법원의 판단과정을 통해 확정지을 수도 있었던 문제를 항소취하 혹은 고의패소라는 방법으로 확정시킴으로써 소송의 결과로 이해가 첨예할 수밖에 없는 전명구 목사와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남겼다.

일각에서는 선거무효를 이유로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 재임기간 동안의 행정을 무효화 하려는 게 항소취하의 배경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 외에도 선거무효가 확정됨으로써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의 지위에 대해 대세적 효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툼이 예상되며 선거무효의 책임을 두고 공방이 가열될 조짐도 있다.

이철 감독회장은 대법원에 계류중이던 당선무효소송(대법2019다289501 원고 이해연, 피고 기감, 보조참가 전명구)에도 지난 3일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12월 원고가 소취하서를 냈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소취하동의를 위한 직인도용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던 바로 그 소송이다.

이 소송에도 피고대표인 이철 감독회장이 상고를 취하해 당선무효를 확정지으려 했으나 종국결과에 당선무효가 당장 확정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감리회 법조인들은 원고가 번복하긴 했어도 소취하의 효력을 검토하는 중에 피고의 상고취하서까지 접수되어 논의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감독회장선거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류중인 또 하나의 감독회장선거무효확인 소송(2020가합505044. 원고 이해연, 피고 기감. 1월 21일 제기)은 고법의 확정으로 소의 이익이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