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이 아니라 율동판

개성공단을 방문 한 이유에 대해 북한에게 핵실험은 잘못된 것이며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말하기 위해 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그는 그렇게 말했다. 츰판에 대해서 그는 실제로는 춤판이 아니라 율동판이라고 했다. 자신은 춤을 출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춤을 춘 이유에 대해서 그는 딸아이 같은 아이가 다가와서 춤을 추자고 손을 잡았을 때 "No"하니 그 아이 얼굴이 겸연쩍어  빨갛게 달아올라, 측은하게 느껴져 손에 이끌리어 무대로 갈 수 밖에 올라가서 율동을 펼쳤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이념도 색깔논쟁도 없었던 것이다. 일반 여론이 춤판으로 밀어부친 것이다.

그러면서 김근태 의장은 자신은 사안이 사안인만큼 가장 민감할 때 춤을 춘 것은 부주의한 행동이라고 사과했다. 정치인들은 보통 말과 행동이 다르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이리저리 변명을 하는 사람인데, 적어도 김근태는 진솔하게 자신의 입장을 얘기했다. 노대통령 배제론에 대해서도 김근태는 함께론을 주장했다.

노대통령 '배제론'이 아니라 '함께론'

그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지금은 거의 전반전이 끝나가는데 전반 말미에 대량 실점했다"며 "후반전이 되면 노 대통령은 벤치에서 성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분을 벤치에서 멀리 가게 하는 건 맞지 않다"며 "노 대통령이 지지자 결집을 위해 할 역할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비노(非노무현)나 반(反)한나라당 통합신당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열린 우리당은 노대통령이 10%대의 지지율과 현재의 실정에서, 그리고 광역단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40:0의 참패속에서도 노대통령을 안고 가서 이로울 것이 없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김근태는 달랐다. 그는 “당정정치이기 때문에 정부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열린 우리당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노대통령에게만 부채를 지게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용서

그는 한 때 "계급장을 떼고 붙어 보자"는 발언을 한 적도 있을 정도로 노대통령과는 코드가 안 맞는 사람이다. 노대통령은 통일부장관자리에도 김근태 대신 정동영을 선택했다. 그리고 김의장은 노대통령이 청와대 정무대변인을 이 시점에 임명한 것도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우직하고 아둔할 정도로 원칙과 의리를 지키고자 했다. 그는 한 때 몇푼 안되는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양심선언을 한 적도 있었다. 또한 그를 살인적으로 고문한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용서하기도 했다.   

 김근태의 순박함과 우직함, 그리고 뉘우침과 정직함

물론 공당의 의장이기에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원칙과 의리, 진실이 없는 정치판의 현장에서 김근태는 정략적인 답변이라기 보다는 한 정치인으로서 진솔하고 정직했다. 그는 현재 여론 5%이하이다. 그 여론을 뒤집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김근태는 이념과 색깔논쟁을 떠나 딸아이 같은 북한 소녀의 요청해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순박함이 있었고, 표를 의식하지 않은 채 끝까지 의리를 지키려는 우직함이 있었으며, 불의에 참지 못하는 의분이 있고, 언론과 여론의 뭇매에서 뉘우침이 있었고 자신을 핍박한 고문자를 용서하기도 했다. 우리는 김근태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여론이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의 김근태의 순박함과 우직함, 뉘우침, 솔직함, 원수를 사랑하는 자세는 우리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목회자들도 김근태 처럼 보다 순박하고 정직하고 의리가 있어야

최근 강남 대형교회의 한 장로는 "목사의 설교의 능력유무를 떠나서 목사가 정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적어도 목회자들이 김근태 의장처럼 순수함과 우직함, 의리, 의분, 용기, 뉘우침, 정직함, 용서가 있어야 한다. 분규현장이나 일반교회, 기독교 학교의 현장, 노회, 총회에 가보면 목회자들은 정치적 의도, 거짓투성이, 교만, 불신뢰, 제왕과 교주, 불의, 아부, 제식구 감싸기, 배신, no sorry, 촌지받기, 총회장 선거시 금품살포, 가짜박사 등으로 얼룩져있다. 목회자의 신뢰성과 윤리가 땅에 떨어져 버린 요즈음  목회자들은 김근태 의장으로부터 배울 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 

북한소녀의 발개지는 얼굴에 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순정, 정치자금 받았다고 양심선언하는 솔직함, 남들이 돌을 던져도 끝까지 노대통령을 감싸는 의리,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고백할 줄 아는 뉘우침, 인기에 도움이 안되어도 원칙을 끝까지 황소처럼 밀고 나가는 우직함. 그것이 어느듯 김근태의 닉내임이 되어버렸다. 김근태는 바쁜 세상 남들이 차를 타도 바보처럼 걸어서 천천히 원칙을 지향하면서 가는 우직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안되어도 그냥 있어만 주어도 모든 정치인의 사표가 될 것이다.  

김의장, 차라리 목사가 되라

이전투구와 권모술수의 현장에 아직도 이런 정치인이 존재한다는 현실이 우리에게 한 줌의 소망을 안겨준다. 현장에 찌든 목회자들도 '처음 처럼' 우리의 순수한 영성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인기유무를 떠나서 자기 신념과 철학에 입각한 김근태처럼 순수하고 우직하며, 솔직하고, 의분할 줄 알며, 입바른 소리도 하고, 의리있고, 불의에 굴하지 않고, 용서할 줄 아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그럴때 우리 교계도 희망이 있는 것이다. 나는 김근태 의장이 대통령보다 차라리 목사가 되어 우리 교계 지도자의 모범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