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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연못에서 피어난 꽃, 트롯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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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10월 04일 (일) 23:11:57 [조회수 : 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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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는 추석을 맞아 고향을 노래했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사랑과 인생을 노래했다. KBS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가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중년층과 노년층은 말할 것도 없고 20, 30대의 젊은이들에게도 화제가 되었다. 그가 부른 노랫말에는 지치고 힘겨워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가사들이 가득하다. 고향, 누나, 명자야, 홍시, 울엄마, 젖가슴, 테스형... 그는 온라인상의 관객들에게 구수한 사투리로 말한다. 눈을 마주치고 싶다고 손을 잡아보고 싶다고.

30대 초반의 내담자가 상담실에 앉아 줄곧 불안을 호소한다. ‘점점 더 말을 하지 않게 돼요, 이러다가 혼자가 될까봐 두려워요’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시도해도 잘 되지 않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자주 당황하곤 한다. 어린아이를 대할 때조차 머뭇거리고 움츠러든다. 이러다가 더 고립될 것을 알면서도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반복되고 심화되는 자신의 패턴이 두려워진다.

어디 이렇게 아픈 사람뿐일까. 지칠대로 지친 우리 모두는 자의와 타의에 의해 부득이하게 고립되어 가고 있다. 코로나는 사람들을 홀로 있게 만들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켰고 접촉하고 싶은 욕망을 끊어버린 채 깊은 외로움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사람의 심리는 고립감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관계에 대한 욕구도 강렬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서도 이 당면한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거리두기로 인해 생겨나는 외로움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아주 오랜 기간 우리와 함께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로 인한 것이든 시대의 변화에 의한 것이든 2020년은 “외로움과 고립의 해”라고 불러도 무방해 보인다. 사실 외로움은 인간의 원초적인 고통이다. 외로움이 지속되면 우리의 뇌는 그것을 감당해 내지 못해 병을 얻게 된다. 고립감이 증폭되면 관계의 욕구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외로움과 고립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과 시도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이 외로움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을 예방하고 극복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외로움의 삶에서 스스로 나와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정책적으로는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를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영국은 외로움의 문제를 담당하는 주무부서를 설치하고 장관을 임명했다. 그만큼 외로움의 문제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그의 책 [당신이 옳다]에서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만나야만 외로움에서 벗어나 불안에서 자유로워지고, 살아갈 최소한의 안정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외로움의 시대, 진심어린 사람과의 소통이 절실하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받아들여 주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이 절박한 고통으로부터 숨을 쉴 수 있다. 왜 그랬냐고 비난하기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진심 어린 눈망울로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 스산한 바람으로부터 옷깃을 여며주는 것, 이것이 외로움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공감의 치유법이다.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다. 트롯은 따뜻하다. 트롯은 정겨움을 자아낸다. 트롯은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며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엄마의 모습이다. 우리가 트롯에 열광하는 이유다. 엄마의 공감이 필요한 시대, 트롯처럼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는 따뜻한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 교회들은 트롯보다 따뜻한가.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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