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제27차 감리회 총회장소인 숭의교회 앞에서 침묵으로 시위하면서 많은 걸 느끼게 해주셔서
하나님께, 그리고 함께 하신 분들께 감사했어요..^^

이번 집회를 가야 하나 많이 고민했었어요..
예수님께서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하실 때
난 돌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죄인인데..
집회를 가면 결국 나의 회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어차피 밭에는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있는 것이고 그것을 판단하실 분은 하나님이시니
나는 그냥 내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서 살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하나님도 가만히 내버려두시는데 내가 왜?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그 때 제게 든 마음은 하나님께서 내버려두시는 것이 아니라
오래 참고 계신다는 마음이었어요..
죄인인 나를 오래 참으셨던 그 하나님이,
탕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참고 계시는 것이구나 하는...

그런 마음이 드니까 내가 왜 집회를 가야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정말 많은 하나님의 일들을 했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이라 칭함 받은 다윗이 죄를 지었을 때,
나단 선지자가 가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깨우친 것처럼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한 지체인 사람이 하나님 앞에 옳지 않은 일을 할 때
누군가는 그것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외침이기 이전에 나를 향한 외침이라는 것...
감리교의 누구는 '우리'라는 이름의 나인 것을 깨달았어요.
본질을 잃어버리고 쫓기듯 살아가는 모습들을 향한 외침이라는 것을...

근데 그 청년의 말이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어차피 신앙생활은 사람을 보지 않고 하나님만 보고 하는 거잖아요.."해서
제가 그 말도 맞지만 교회는 세상의 빛이고 소금인데
교회가 옳지 않은 길로 가는 것을 가만히 둔다면
어떻게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그 청년도 감리교인이라고 해서 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목사가 죄를 지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그걸 어떤 면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 같아서
제게 좀 충격이었어요.. 
어쩌면 이런 생각들이 이 사건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잠잠하고 있는 이유일수도 있겠구나 싶었구요.

성숙한 사람은 '우리'의 범주가 넓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자신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도 '우리'안에 속해 있기에
아픈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점 더 성숙되어가는 우리 모임이 되길 소망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계속 물어가며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우리가 처음 이야기했던 회개와 정화를 통한 새로운 '우리'를 세워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