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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과 운명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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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9월 15일 (화) 15:19:28 [조회수 :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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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지붕 히말라야 산자락에 위치한 네팔의 선교동역자 삭티(Shakti Pakhrin)의 페이스북에 심하게 데모하는 동영상이 올라왔군요. 무슨 일이냐 물으니, 오랫동안 도시가 락다운(폐쇄) 되어 오도 가도 못하던 국민들이 화가 나서 정부를 대상으로 데모하는 중이라네요. 나의 선교지 필리핀의 경우는 비상계엄을 방불케 하는 락다운이 6개월 째 지속되어도 감히 데모는 엄두도 못 내는데 강력하게 국민을 통제하는 정부의 압력 때문이지요.

요즈음 네팔뿐만 아니라 세계 각 처에서 코로나 19로 지쳐있는 국민들이 마치 정부와 전쟁이라도 할 기세로 바짝 긴장상태에 있지요. 정부는 방역에 신경 쓰랴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잠재우랴 긴장을 멈추지 못하는 위기의 상황에 처하였습니다. 인류에게 닥쳐온 운명을 우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운명은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삶에 밀어닥치는 불가항력적인 힘을 말하지요. 헤겔이 「기독교 정신과 그 운명」(1798-1800)에서 다루고 있는 운명은 개인의 운명이라기보다 민족과 공동체의 운명이지요.

 

『헤겔에게 운명은 개인이든 공동체든 상관없이 삶의 원칙을 위반할 때 가해지는 삶의 반작용이다. 운명은 삶의 복수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삶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운명으로 나타난다면 운명은 곧 삶의 분열을 가리킨다. 운명적 사건 이전에 통합되어 있던 삶이 분열되고, 이 분열은 운명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분열이며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이다. 운명은 삶의 분열이 인간에게 부과하는 형벌이다. - - - 헤겔에게 운명은 인간이 실제적으로 행한 것의 반대급부다. 따라서 우리는 운명을 인식함으로써 이 반대급부도 인식하고 온전한 행위에 도달할 수 있다. 운명은 온전한 행위로 나타나는 통합의 삶에서 극복된다. - - - 헤겔이 기독교정신을 다루면서 운명 개념을 언급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유대교의 정신과 구별되는 의미에서 말하는 운명이다. 헤겔은 유대교에서 ‘분리’와 ‘복종’의 전형을 발견한다. - - - 유대교와 달리 기독교는 이러한 분리 대신에 통합을 가르치고 맹목적 복종 대신에 자유와 자발성을 요구한다. 이것은 유대교의 ‘운명’과 구별되는 기독교의 ‘사랑’이다. 예수의 운명은 이러한 가르침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그가 가르친 ‘사랑’은 결국 운명과 화해하는 삶의 기준이 된다. - - - 사랑은 운명적인 삶과 새로운 삶을 연결시키며 분열된 삶을 통일적인 삶으로 고양시킨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근본적인 차이는 율법적, 운명적 분리와 사랑의 통합에 있다.』 -최신한, 인생교과서 헤겔, 21세기북스 2016.-

 

헤겔이 말한 ‘삶의 원칙의 위반’은 요즈음 환경과학자들의 말로 하면 환경오염과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말하고, ‘사람과 자연사이의 분열’은 그로 인해 발생한 전염병이나 태풍, 지진 등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생태계의 교란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공동의 문제라는 말이지요.

이런 운명의 도래를 18세기에 이미 헤겔이 역설하였다는 점에 그의 철학적 통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통합의 정신’이라 하였으니 그가 이해한 성서와 예수에 대하여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헤겔의 글을 읽다보니 2천 년 전 광야에서 인류구원을 위하여 외치시던 예수의 음성이 새롭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풀 해답은 예수께서 보여주신 공동체적 사랑의 회복(빌2:1-4)이며, 또한 우리는 위기의 지구촌을 살리기 위해서 사랑의 전도자로 부름 받은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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