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윤기 잘잘 흘러 입에 침 고이는 이천 쌀밥 한정식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0년 08월 26일 (수) 23:55:14 [조회수 : 397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이천 하면 유명한 것이 쌀밥한정식이다. 서이천 톨게이트를 나와서 이천으로 들어오면 초입에 유명한 이천한정식집들이 여러 군데 있다. 5년 전 처음 이천에 왔을 때 그 중에 제일 유명한 한정식 집에서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그 푸짐한 밥상을 경험하고는 ‘이천에 잘 왔다’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특히 이천 한정식은 테이블에 상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차려진 상을 테이블에 끼우는 방식이라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색다름이 있었다.

이천 한정식집들은 이천에서 생산한 쌀로 밥을 해서 상을 차리는 음식점이다. 이천의 쌀은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에 진상할 정도로 밥맛이 좋은 쌀이다. 그래서 그런지 돌솥에 지은 밥알에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한 젓가락 입에 대니 입에 착 달라붙고 씹으니 단맛이 났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감동적인 밥맛이었다. 이렇게 맛좋은 쌀을 돌솥에 지어 솥째 나오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밥을 덜어 다른 공기에 비우고 돌 솥 안에 물을 부어 놓으면 저절로 숭늉이 만들어져 1석 2조의 재미와 맛을 더한다.

이천 쌀로 밥을 지어 놓으면 투명하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윤기 있는 쌀밥이 된다. 보기만 해도 절로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맛있어 보인다. 이천 쌀이 이렇게 특별한 이유는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이다. 이천은 전형적인 분지 지형으로 남한강 수계의 평야지와 산간부가 맞닿아 농사짓기에 적합하고 풍부한 일조량과 강수량, 타 지역에 비해 낮은 평균기온차와 큰 기온교차 등이 기후적으로 벼의 생육을 돕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과 땅이 타 지역에 비해서 무기성분의 농도가 높은 것도 양질미가 생산되는 한 이유다. ‘행포지(杏浦志)’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같은 고문서에서도 이천 쌀이 좋고, 진상미가 됐다는 사실이 실려 있어 이천 쌀의 역사와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정식(韓定食)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한정식은 광복이후 등장한 말이다. 정식이라는 말은 일본어 定食(정식 혹은 데이쇼쿠)로서 일제강점기에 두루 사용하게 된 말이다. 定食(데이쇼쿠)는 "정해져 있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인이 정한 대로 상을 차려내는 것을 의미한다. 한정식이란 말은 한국 음식의 한상차림의 한과 일본의 정식(定食;데이쇼쿠)이라는 말의 합성어이다. 이천의 쌀밥한정식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각 지역별로 특산물과 연관되어 조금씩 그 특징을 달리하는 유명한 한정식이 있다.

풍부한 식자재로 화려한 음식문화를 가진 전주도 한정식이 유명하다. 전주에는 ‘전주 8미’ 라는 것이 있는데 지역 특산물인 열무, 파사리(8월에 나는 감), 애호박, 녹두묵, 서초(담배), 게, 모래무지, 무를 가리키고, 여기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더해 ‘전주 10미’라고 한다. 더운 기후로 젓갈이 발달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 음식 맛이 진하고 풍부한 재료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화려한 것이 전주 한정식의 특징이다.

장맛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도 한정식이 유명하다. 이천의 쌀이 임금님께 진상되었다면 순창의 찹쌀고추장 또한 왕에게 진상되었다. 순창고추장은 빛깔이 연홍빛이고 달거나 맵거나 짜지 않고 입에서 감도는 맛이 산뜻하다. 순창고추장이 유명한 이유는 순창 특유의 수질과 메주콩에 알맞은 토양과 이 지방의 물에 철분이 많고 고추와 메주콩은 당분이 많기 때문이다. 명품 장으로 버무리고 끓인 음식들이 나오는 순창 한정식은 역시나 그 맛이 다른 지역과 확연히 구별된다.

각종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김천 황악산 한정식도 있다. 황악산 한정식은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의 황악산 일대에서 나는 산나물로 이루어진 향토음식이다. 산속 공기 속에 맑은 감천과 직자천이 흘러 황악산의 산채는 무엇보다 신선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음식 재료로서 그 맛을 자랑한다. 특히 황악산 등지에서 채취한 각종 산채 취나물, 더덕, 두릅 등으로 만든 산채 한정식은 독특한 맛과 향이 유명하다.

지역별 특징과 기후에 따라 발달한 각 지방의 한정식 메뉴는 그 맛도 모양도 다르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늘 사랑받는 음식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각 지방의 특색 있는 한정식을 꼭 경험해 보려고 한다. 혹시 이천의 쌀밥 한정식을 한 번도 드셔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지나가다가 꼭 들리셔서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기를 권한다. 처음 드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감동적이다.

임석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6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