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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한 번 해볼까요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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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8월 24일 (월) 02:47:33 [조회수 : 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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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정신질환 중에 조현병(schizophrenia)이라는 것이 있다. 이 질환은 오랫동안 정신분열병이라고 불렸다. ‘정신이 분열된 병’이라는 명칭은 질환 당사자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래서 2011년부터 공식명칭을 조현병이라 개정하여 부르고 있다. 조현이라는 말은 현악기의 음률을 고르고 조율한다는 뜻인데, 질환자의 모습이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했을 때 나는 소리처럼 혼란을 겪는 증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 조현병이다.

사람의 마음은 현악기와 같다. 현이 너무 느슨하면 소리를 내기 어렵고 너무 팽팽하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롭고 긴장되어 보인다. 현이 적당히 잘 조율되어 있어야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듯이 마음도 적당히 잘 조율되어 있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너무 풀어져서도 안 되고, 너무 조여서도 안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의 현을 적당히 조절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일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최고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을 통과하는 불안과 긴장 속에 있다. 잘 조율된 악기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최고조의 스트레스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소음이 마음의 안정을 몽땅 빼앗아 가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울감을 호소했다면 이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과 답답함, 분노 조절의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람들의 인내가 한계치에 다다른 듯하다. 사소한 말에도 감정이 흔들린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수개월 동안 초조하게 기다려 왔다. 언제 회복될지 모를 상처를 남긴 기나긴 장마도 보냈건만, 한 자리 숫자에 걸었던 희망마저 급속도로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에 의해 주저앉고 말았다. 오늘일까, 내일일까 참고 견뎌온 몸과 마음은 조율할 힘을 잃어버리고 분노의 뿌리까지 뽑아 던질 기세다.

그 기세가 교회를 향했다. 탓하고 혀를 차던 단계를 넘어 이제는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들의 교회는 사람들이 던지는 돌멩이에 만신창이가 되어 버릴 위협과 공포를 느낀다. 그래 잘못했다, 교회가 진심으로 잘못했다 시인해도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교회는 교회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 살면서, 대면이 중요한 교회의 현장이 철저히 비대면으로 통제를 받고 있다. 교회 내적으로도 자성과 반감, 성숙과 성장 사이에서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방향성의 대전환이라는 막중한 사안 앞에 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화와 개혁이 시작되어야 하는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이 생각 저 생각에 몸과 마음이 쉴 겨를이 없다.

몸에 악성종양이 생기듯이 마음과 정신이 피곤하면 심리적 종양이 생겨난다. 우울, 초조, 긴장, 두려움,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은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건강한 삶으로부터 분리시켜 버린다. 사람들과의 심리적, 사회적 관계가 어그러지면서 심리 기능은 더욱 부정적인 방향으로 저하될 수밖에 없다. 긍정적 감정과 즐거운 경험이 이렇게 계속해서 유보된다면 우리의 심리적 방역은 무너지게 되지 않을까.

숨 고르기를 제안한다. 스트레스가 자박자박 다가올 때, 누군가 억눌려 있는 분노를 만지작 거릴 때, 또는 지독한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할지라도, 참을 수 없을 만큼 지루한 기다림일지라도 차분히 호흡에 집중하고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면서 몸과 마음을 정돈해 보자. 평정심을 되찾고 침묵하며 깊은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알아차리면 어떤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우리를 옭아매는 걱정과 불안, 우울과 분노의 밧줄을 끊고 더 이상 감정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맑은 정신 세계를 가꾸어 보자. 잃어버린 생명력과 잘 조율된 마음의 소리를 되찾아 보자. 건강한 삶은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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